봉준호 "증오범죄에 영화로 맞서야"

백승찬 기자 2021. 4. 14.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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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젊은 영화인들에게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범죄에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13일(현지시간) 할리우드 리포터 등 외신을 보면, 봉 감독은 최근 캘리포니아주 채프먼대 영화·미디어 예술 칼리지의 온라인 마스터클래스에 객원강사로 나와 이같이 밝혔다.

봉 감독은 “인류의 일원으로서 아시아계 미국인들에 대한 증오범죄, ‘흑인 생명은 소중하다’(BLM) 운동을 지켜보기가 두렵다”며 “지금 영화산업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를 만드는 데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기에 영화는 현재 사회에서 일어나는 문제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없다”며 “역설적이게도 영화의 그런 점 때문에 창작자들과 제작자들은 더 용기있게 문제를 다룰 수 있다”고 설명했다.

봉 감독은 영화인들이 사회적 이슈를 다룬 사례로 스파이크 리의 <똑바로 살아라>(1989)를 들었다. 이 영화는 미국 사회의 고질적인 인종차별에 분개한 흑인들의 봉기를 다뤘다. 봉 감독은 증오범죄에 맞서는 일은 “사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사회 표면 아래에서 끓어오르는 문제를 묘사하기 위해 여러분의 통찰력을 사용하는 것”이라며 “나에게 <기생충>은 그런 접근 방식을 취하려고 했던 영화였다”고 말했다.

봉 감독은 “ ‘이 시대에 부자와 가난한 자가 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하는 질문에서 이 영화(기생충)가 시작됐다”며 “창작자로서 여러분은 우리 사회의 본질과 중심 질문을 꿰뚫어 봐야 하고, 작품을 통해 그 질문에 답변해야 한다”고 강의했다.

봉준호 감독 | 박민규 기자

백승찬 기자 myungw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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