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백신 아닌 기저질환 때문"..이 말이 신뢰를 받으려면
※ 기사에 언급된 사례자의 개인정보(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 내용, 의료기관 진단서 등)는 보호자의 동의하에 공개하는 내용입니다 ※
"(의사가) 절대 아니래요. 백신 때문은 아니래요. 백신 이야기는 자기한테 물어보지 말고 정부에 물어보라고…"
김 씨의 40대 아들은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을 맞았습니다. 이후 뇌출혈 증세로 긴급 수술을 받았고 현재는 의식 없이 병원에 입원 중입니다. 백신을 맞은 후 아들의 건강이 악화됐다는 게 어머니 김 씨의 주장입니다. 지금부터 취재로 확인된 '사실'만 정리해보겠습니다.
[사실1] 10년간 뇌출혈 후유증 앓아온 요양병원 환자
[사실2] AZ 백신 접종 '1일 11시간' 이후 사지마비 등 이상반응
[사실3] 뇌출혈 진단 후 긴급 수술…의식불명
[사실4] 질병청 피해조사반 '백신 인과성' 조사
[사실5] A4 한 장 안내문 "기저질환 때문"…이유는?
"백신 접종에 의한 것보다는 다른 이유로 인한 발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
"현재까지 연구 결과 및 환자의 기저질환 임상 경과를 고려해보니 기저질환에 의한 발생 가능성"
안내문의 말미엔 피해 조사 결과와 무관하게 피해 보상 신청이 가능하다로 마무리됩니다. 단, 이런 전제가 있습니다. "보상을 위한 심의 또한 다른 정보가 추가되지 않으면 동일한 기준으로 접근."
[사실6] 질병청 '결과 통보 매뉴얼' 현장에선 무용지물
질병관리청은 지자체를 통해 조사 결과를 당사자나 가족에게 통보하고, 세부 문의사항이 있을 경우 지자체를 통해 대응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피해조사반 회의를 할 때 해당 지자체가 참석을 하는 만큼 논의 내용을 듣고 있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당사자나 보호자에게 관련 설명이 가능하다는 게 질병청의 설명입니다. 하지만 김 씨의 사례로 보면, 이 절차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결과 안내문에는 문의사항이 있을 경우 어디로 연락하라는 안내 문구 한 줄 없습니다.
[사실7] 보건소 "우린 답변 능력이 안 된다"
[문제점1] 당사자와 보호자도 알 수 없는 '인과성 없다' 이유
환자의 개인정보이기 때문에 기자를 포함한 대중에겐 상세한 내용을 공개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당사자와 가족은 다르겠죠. 백신 접종 후 예상치 못한 이상반응이나 건강 상태 악화가 발생했다면 당사자와 가족들은 '백신 접종'과의 연관성을 의심해볼 수밖에 없습니다. 어머니 김 씨는 이렇게 말합니다.
[문제점2] 국민 눈높이 고려 안 한 공급자 중심의 '설명'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백신 접종이 완전히 100% 개인의 선택이라면 모르지만 현실은 집단면역이라는 목표를 두고 국민의 접종을 독려하는 상황"이라며 "서로의 접종을 도모해야 한다면 객관적 정보 전달을 넘어선 적극적 소통을 통한 신뢰 확보가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질병관리청의 피해 조사 결과 안내문에 대해선 "설명의 요건은 갖추고 있는 편이나 '설명'에만 그치고 있다. 정보를 받는 사람 입장에서 어떤 것이 필요할지 먼저 살펴야 한다"며 "국민의 미충족 수요를 최소화 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의료 소통에 있어서 핵심은 환자 중심의 소통이 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중앙(부처)에서 개별 사례를 대응하기는 어렵다. 시도 방역당국과 보건소를 통해 안내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김 씨 사례에서 보듯 질병관리청이 '국민 소통' 역할을 위임한 지자체와 보건소는 충분한 정보를 알고 있지 못해 대응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질병청 콜센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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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진 기자star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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