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크로 활용 마스크 수천장 사재기한 20대 집유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불법 매크로(자동화 컴퓨터 프로그램)를 이용해 전자상거래업체 쿠팡에서 마스크 수천 장을 사들인 20대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4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9단독 이진영 판사는 쿠팡의 관리 및 판매 업무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로 기소된 최모씨(28)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또 최씨의 범죄수익에 해당하는 854만4400원과 이자에 대한 반환청구 채권을 몰수했다.

최씨는 지난해 2월12일부터 28일까지 서울 도봉구에 있는 집에서 불법 매크로와 자동클릭 프로그램을 이용해 총 221회에 걸쳐 마스크 4594장을 사들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쿠팡은 사재기 등을 막기 위해 마스크 구매수량을 회당 2박스, 가구당 월 400매로 제한했다.

최씨는 불법 매크로 설정값에 KF94 마스크를 의미하는 키워드로 '94'를 입력하고 마스크가 재입고되면 프로그램을 이용해 자동으로 구매버튼을 클릭하는 방식으로 마스크를 사들였다.

최씨는 이 과정에서 다른 사람의 계정을 이용하거나 배송주소지를 변경하는 방법을 활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씨는 재판부에 가족과 지인이 사용하기 위해 마스크를 구매했으며 마스크 품절 등 언론 보도를 접한 뒤에야 다량 구매가 문제 된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최씨가 수사기관에서 "쿠팡에서 같은 주소로 마스크 대량 구매하는 것을 막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프로그램을 구입한 사람들이 돈을 많이 벌었다는 인증글 등을 보고 호기심이 들었다"고 진술한 점 등을 들어 최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전국적으로 마스크 품귀현상이 발생한 상황에서 일반 소비자들에게 마스크를 공정하게 판매하고자 한 피해자 회사의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그 죄질이 불량하고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lg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