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모텔서 심정지 2개월 여아.. 지적장애 엄마는 보증금 사기 혐의로 구속, 아빠 홀로 남매 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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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한 모텔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생후 2개월 여아의 아빠는 주거급여에 긴급생계지원을 신청할 정도로 생활고에 시달려온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최근 인천시 부평구의 한 모텔에서 생후 2개월 된 딸 B양을 학대해 머리를 심하게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지적장애가 있는 C씨는 지난해 7월 사기 혐의로 기소됐으나 법정에 한 번도 출석하지 않아 지명수배가 내려졌고, 체포된 당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없이 곧바로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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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한 모텔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생후 2개월 여아의 아빠는 주거급여에 긴급생계지원을 신청할 정도로 생활고에 시달려온 것으로 파악됐다. 어찌 된 영문인지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엄마는 보증금 사기 혐의로 이달 초 영장 심사도 받지 않고 구속됐다.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 중상해 혐의로 A(27·남)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A씨는 최근 인천시 부평구의 한 모텔에서 생후 2개월 된 딸 B양을 학대해 머리를 심하게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B양은 뇌출혈 상태에서 심정지에 청색증까지 왔다.
A씨 가족은 지난해 10월 인천시 남동구의 한 빌라에 월세를 얻고 전입신고를 했지만 보증금 문제로 부평구 일대 모텔 여러 곳을 옮겨 다녔다. B양도 2개월 전 한 모텔에서 낳았다. 그런데 이달 초 보증금 사기 혐의로 A씨의 아내 C(22)씨가 구속되면서 A씨 혼자서 어린 두 자녀를 돌봤다.
A씨는 이날 0시3분쯤 “딸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라며 119에 신고했다. 소방대원들이 모텔로 출동했을 당시 B양은 호흡 중이었지만 의식이 없는 상태였다.
A씨는 현장 구급대원에게 “밤 11시쯤까지 딸 아이 상태가 괜찮았고 울다가 자는 것도 봤다”면서 “어디서 떨어진 적도 없는데 아이 상태가 이상해 곧바로 119에 전화했다”라고 말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신고를 받고 도착해 보니 아이 아버지가 직접 심폐소생술(CPR)을 하고 있었다”며 “호흡이 정지된 상태가 좀 지난 것처럼 아이의 팔과 다리에서는 피부가 푸른색을 띠는 청색증이, 코 안에서는 출혈이 보였다”고 전했다. 모텔 내부는 허름했지만 심하게 어지럽혀진 상태는 아니었다고도 했다.
B양은 출동한 구급대원에 의해 인근 종합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소방당국 요청에 함께 출동한 경찰은 머리의 멍 자국 등 B양이 학대당한 듯한 정황을 발견하고 A씨를 긴급체포했다. A씨는 딸 아이를 안고 있다가 실수로 벽에 부딪힌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의료진은 1차 구두 소견으로 B양의 두개골 골절을 의심했지만, 정밀 검사 후 머리뼈가 부러지진 않았고 뇌출혈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날 연합뉴스에 따르면, A씨의 아내 C씨는 보증금 문제로 집주인과 갈등을 빚다가 사기 혐의로 피소돼 이달 초 구속됐다. 경찰은 A씨가 아내 체포 후 A씨가 모텔 방에서 홀로 어린 남매를 돌보다가 양육 스트레스로 B양을 학대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 중이다.
지적장애가 있는 C씨는 지난해 7월 사기 혐의로 기소됐으나 법정에 한 번도 출석하지 않아 지명수배가 내려졌고, 체포된 당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없이 곧바로 구속됐다.
이들 가족은 주거급여로 매달 15만원의 지원금을 받았으며, 지난해에는 긴급생계지원 서비스를 신청해 3개월간 100만원씩을 지원받기도 했다.
A씨는 행정복지센터에 남매의 가정 위탁을 요청했지만, 일정이 늦어져 혼자서 1주일간 남매를 돌봐야 하는 상황이었다. 특히 사건 당일 남매는 보육시설 입소 전 건강검진을 받을 예정이었지만, B양이 병원으로 옮겨지면서 오빠만 혼자 미추홀구 한 보육시설에 입소했다.
해당 모텔 업주는 아빠 혼자 아기 2명을 키우는 모습이 안쓰러워 밥을 차려준 적도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아무래도 환경이 열악하다 보니 아이들이 많이 보채는 모습이었다”면서 “생후 19개월 오빠도 계속 분유를 먹이길래 이유식을 사서 넣어주기도 했다”고 했다.
경찰은 A씨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디지털 포렌식하는 한편, 아동학대 정황이 발견돼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씨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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