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공사 노조 "정부 '낙하산 근절' 말 뿐" ..또 국토부 출신?

이상호 선임기자 2021. 4. 14.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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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인천공항외 김포·제주공항 등 국내 14개 공항을 운영하는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인 한국공항공사는 오랫동안 사장은 경찰, 부사장은 국토부 출신 공무원들이 차지해오고 있다. 때문에 이들의 인사 때만 되면 ‘낙하산 공사’라는 오명이 따른다.

정부 산하 공기업에 이른바 ‘관피아’ 임명은 내부 직원들의 사기저하와 전문성 결여, 조직의 화합과 발전 저해 등 여러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지만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노동조합은 차기 공사 부사장에 국토교통부 출신 임명을 반대한다는 입장문을 13일 밝혔다.

공사 노조는 입장문에서 “공기업 낙하산 인사 근절을 내세운 현 정부에서도 이 같은 행태는 지속되고 있다”며 “공항공사의 부사장직은 10년 가까이 국토부 퇴직관료의 자리로 이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공항공사는 국토부 산하 9개 공기업 중 유일하게 사장과 부사장을 낙하산 인사가 차지하고 있다”면서 “지난달로 임기가 끝난 공항공사 부사장의 후임에 또다시 국토부 출신 인사가 내정되는 것을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공항공사 부사장직은 약 10년동안 국토부 퇴직공무원이 차지해오고 있다. 2012년 장성호 전 부사장을 시작으로 2016년 윤왕로, 2018년 김명운 부사장 모두 국토부 출신이다.

노조 측은 “부사장은 별도의 공모를 거치지 않고, 국토부가 추천해 공항공사 사장이 임명하는 절차로 국토부의 입김이 절대적”이라며 “이런 점을 악용해 국토부는 그간 공항공사의 부사장직에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국토부 출신 부사장의 이른바‘고무줄’ 임기 관행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노조는 “현 부사장은 3년 임기를 채우고 지난 3월 18일 퇴임하는 것이 원칙이나 현재까지도 자리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면서 “조합은 국토부에서 부사장의 뒤를 봐주고 있어서 가능한 일이라고 의심한다”고 밝혔다.

국토부 출신 전 장성호 부사장은 2012년 1월 9일부터 2015년 6월 25일까지 3년 5개월여를 재직했다. 공공기관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공항공사 부사장 임기는 기본이 2년이다. 추가적으로 1년 동안 연장할 수 있어 최대 3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공항공사 손창완 사장은 2018년 12월에 취임했다. 경찰공무원 출신으로 코레일 상임감사위원을 거쳐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안산시 단원을 지역위원장을 맡아 20대 총선에 출마하기도 했다. 손 사장은 2002년 한국공항공단에서 한국공항공사 체제로 전환된 이후 4번째 경찰출신 사장이다.

이상호 선임기자 sh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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