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업주 사망 전 성폭행 혐의 중국인 영장 기각, 왜?

법원 "주거 일정하고 증거 인멸 우려 적어..성매매로 볼 수 있는 여지도 충분"

(시사저널=김서현 디지털팀 기자)

유흥주점이 밀집한 한 골목길 ⓒ시사저널 임준선

인천에서 60대 여성 유흥주점 업주가 숨지기 하루 전, 그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30대 중국인 남성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정우영 인천지법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준강간 및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카메라 등 이용촬영 혐의를 받는 A씨의 영장실질심를 진행하고 구속영장을 기각했다고 14일 밝혔다.

정 판사는 구속영장 기각 사유에 대해 "피의자가 중국인이긴 하지만 오랫동안 부모와 함께 국내에 살면서 회사에 다니고 있고 주거도 일정하다"며 "준강간 혐의의 사실관계와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자료 등을 보면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준강간 혐의와 관련해 A씨가 성관계 사실은 인정하나 대가로 20만원을 피해자에게 줬다고 주장하는데, 실제로 피해자 상의 점퍼 주머니에 현금 20만원이 있었다"며 "피해자가 단순히 만취한 것으로 잘못 생각해 처음 약속한 대로 피해자와 성관계를 했던 것으로 볼 여지도 충분히 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지난 8일 오전 서구 한 유흥주점에서 함께 술을 마시고 잠든 60대 여성 업주 B씨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범행 후 같은 날 오전 9시 유흥주점을 빠져나왔고, B씨는 다음 날 유흥주점 안에 달린 방에서 쓰러져 있다가 다른 손님에게 발견됐다.

경찰과 119 구급대원이 현장에 출동했을 때 B씨는 이미 사망한 상태였으며 외상은 없었다. B씨가 마지막으로 만난 사람이 A씨라는 사실이 확인되고 유력한 용의자로 검거했다. A씨는 B씨와의 성관계를 실토했으나 살해하지 않았으며 강간이 아닌 상호 합의간에 이루어진 성매매로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성관계 직후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한 B씨의 생존 당시 사진을 경찰에 제시했다.

한편 경찰은 B씨가 약물에 중독돼 살해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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