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진의 브레인 스토리>1㎟ 당 10억GB 저장 'DNA 반도체' .. '휴머노이드의 뇌' AI의 핵심

기자 2021. 4. 14. 10:2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빠른 속도·반영구적 저장 기간

반도체시장 새 블루오션으로 AI

브레인으로 발전한 반도체

생각하는 로봇·자율車로 거듭나

지난 한 해 동안 우리나라 주식 투자 인구가 60배가량 증가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지난해 테마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이 아니었을까 싶다.

올해는 연초부터 반도체 테마주가 들썩이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생겨 품귀 현상이 일어난다니 관련주에 투자했던 많은 분에게 기회가 될지, 고배의 시간이 될지 모를 일이다. 그런데 반도체는 어떻게 자동차, 스마트폰 같은 기기의 핵심부품으로 우리 일상 속에 자리 잡게 된 것일까. 반도체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어디에 쓰이는지 전문가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잘 모른다.

뇌과학자 입장에서 반도체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주식투자를 해서가 아니라 최근 ‘DNA 메모리’가 급부상해서다. 생명체에 존재하는 DNA는 지구 상의 물질 중 가장 집약적으로 데이터 정보를 보유한 물질이다. 기존 반도체가 0과 1의 이진법에 기반한 데이터라면 DNA 메모리는 4가지 염기서열 ‘아데닌(Adenine, 이하 A)’ ‘구아닌(Guanine, 이하 G)’ ‘시토신(Cytosine, 이하 C)’ ‘티민(Thymine, 이하 T)’에 저장하고, A와 T의 결합은 0으로, C와 G의 결합은 1로 설정해 암호를 디지털화함으로써 저장 속도와 양을 폭발적으로 늘리는 기술이다. 이론상으로는 1㎟당 약 10억GB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으며, 저장 기간도 반영구적이라고 하니 미래 반도체 시장에서 새로운 블루오션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같은 ‘DNA 반도체’가 주목을 받는 또 다른 이유는 이를 이용한 인공지능(AI) 시스템이 미래 휴머노이드의 뇌가 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휴머노이드의 미래는 인간 모사 AI가 아닐까 생각한다.

AI는 쉽게 말해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알고리즘이다. 최근 학습과 규칙도 필요 없는 AI ‘뮤제로(Muzero)’가 나올 정도로 급속히 발전하고 있지만, 여러 데이터를 분석해 결론을 도출하는 판단 과정에서 어떤 원인과 과정으로 결론을 내렸는지 알 수 없는 것이 현재 AI의 한계로 지적된다. 이런 모호하고 불확실한 성질을 ‘블랙박스(Black Box)’라고 하는데, AI가 어떤 업무에서 의사결정을 할 때 그 과정이 명확하고 타당하지 않으면 결론에 오류가 발생했을 때 적절한 대처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뇌 영상 이미지 데이터, 생활 데이터, 생물학적 데이터를 분석해 치매를 진단할 때 중요한 요인을 제시하지 않은 채 단순히 ‘치매’라고 진단을 내리는 경우다.

개발자들은 AI가 내린 결정에 대해 스스로 사람이 이해하는 것처럼 설명하고 제시할 수 있는 ‘설명 가능 AI(XAI, eXplainable Artificial Intelligence)’를 만들려 애쓰고 있다.

XAI는 수천억 개의 뇌세포로 이뤄진 복잡한 뇌를 연구하고, 다양한 배경과 원인으로 발생하는 뇌 질환을 진단·치료하기 위한 새로운 기법으로 대두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한 혁신적 뇌 연구 전략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AI 기술 발전으로 또 하나 주목을 받는 분야는 뇌·기계(컴퓨터) 인터페이스(BCI, Brain Computer Interface)다. 뇌파를 이용해 기계나 컴퓨터를 조작하는 기술로, 예컨대 사지마비 환자의 뇌파를 읽어 로봇팔을 움직이게 할 수 있다. 이 기술을 구현하려면 기계장치를 통해 뇌의 활동을 감지하고 뇌 신호를 컴퓨터가 인식할 수 있는 신호로 바꾸는 과정이 첫걸음이다. 다음은, 물리적으로 로봇팔이나 컴퓨터를 움직이려는 생각만으로 작동시켜야 한다.

최근 인터페이스가 되는 AI 브레인 칩을 이용해 뇌 신호를 인코딩하고, 로봇팔로부터 오는 신호를 디코딩해 뇌에 전달함으로써 생각만으로 작동하는 기능을 수행하도록 발전하고 있다. 2주 전에 발표된 논문에 의하면 인간에게 무선 BCI가 장착돼 시연에 성공했다고 한다.

돼지 뇌에 브레인 칩을 심는 시연으로 유명해진 일론 머스크의 뉴럴링크에서는 며칠 전 원숭이의 뇌에 인공칩을 심어 핑퐁게임을 하는 영상을 세상에 공개, BCI가 머지않아 생활 속에 구현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컴퓨터와 휴대전화에만 필요할 것 같던 반도체는 AI와 함께 뇌과학을 기반으로 생각하는 로봇, 생각하는 자율주행차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주식을 하는 분들도 뇌과학과 AI를 공부해 미래에 투자하는 전략을 세워야 할 것 같다.

[ 문화닷컴 | 네이버 뉴스 채널 구독 | 모바일 웹 | 슬기로운 문화생활 ]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