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이 고2가 됐어..세월호 언니오빠 얘기만 봐도 눈물이 나"
4·16연대 등 세월호 추모 모임 온라인으로 행사 열어
"이 일이 일어난 게 초등학교 때인데 나도 올해 고2가 됐어. 나랑 같은 나이였을 언니 오빠들이 그렇게 된 거, 아직도 유튜브에 뜨는 뉴스나 다큐멘터리만 봐도 눈물이 나."
"정말로 고등학교 2학년이 되어 보니까 알겠다. 세월호가 얼마나 비극이었는지..."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입니다.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16일 세월호 참사 7주기를 앞두고 추모 움직임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비롯한 온라인 공간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확산 영향으로 지난해부터 세월호 추모의 주요 장소가 온라인으로 바뀌고 있는 것.
특히 세월호 참사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중·고등학생들이 각 학교 학생회를 중심으로 추모에 동참하고 있다.
당시 유치원생·초등학생이었던 이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세월호 참사에 대한 기억을 공유하고, 온라인에서 추모 행사를 여는 등 여러 방식으로 아픔을 나누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2014년 4월 당시에는 고등학교 2학년이 어른처럼 느껴졌는데 지금 내가 그 나이가 되어 보니 아닌 것 같다", "너무 안타깝다" 등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이처럼 여러 학생들은 시간이 흘러 그 당시 고교 2학년이었던 희생자들 나이가 된 뒤 안타깝게 희생된 선배에 대한 애도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전남 진도고 학생회는 11일 인스타그램에 '세월호 7주기 추모 챌린지'를 진행한다는 내용의 게시글을 올렸다.
해시태그 '#세월호 7주기 추모', '#잊지 말고 기억하자' 등이 포함된 추모 메시지를 올리고, 다음 차례로 글을 올릴 친구들을 지목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것. 인천 중산중, 전남 남악중 등 학교 학생회에서도 비슷한 내용의 행사를 열었다.
여러 학생들은 공책이나 연습장에 서툴지만 정성을 담아 노란 리본을 그리거나 추모 메시지를 기록한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친구들과 추모를 이어갔다.
중산중 학생회에서 활동하며 해당 추모 행사를 열었던 김효나(15)양은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학교 학생들이 세월호 사건을 기억했으면 하는 뜻에서 행사를 하게 됐다"며 "대부분 학생들이 선물이나 보상이 없는데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지만 일부는 오래 전 일에 굳이 추모를 해야 하느냐고 한다"고 했다.
세월호 당시의 기억이 어떻게 남아 있느냐는 질문에 김양은 "세월호 사고 당시 아홉 살이었는데, TV로 본 세월호(현장)의 모습은 무섭고 처참했다"며 "학년이 높아지면서 세월호 사건이 뭔지 정확하게 알게 됐다"고 답했다. 이어 "세월호 참사가 7년이나 지났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시간이 많이 지났어도 잊어서는 안 된다는 뜻을 밝혔다.
4·16연대 등 세월호 추모 단체도 '온라인' 행사로
한편 9, 10일 이틀 동안 4·16연대는 '세월호참사 7주기 기억문화제'를 진행했다. 행사 첫날에는 '세월호 참사 이후, 대한민국 얼마나 안전한가?'를 주제로 포럼을 개최하고, 둘째 날에는 '온라인 릴레이 추모콘서트'로 이승환 밴드를 비롯해 4·16합창단, 노래패 우리나라 등이 참여했다.
줌(zoom) 화면을 통해 실시간으로 추도의 현장을 지켜보던 시청자들은 "함께하겠다", "잊지 않겠다"라며 댓글창에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11일에는 4·16합창단과 전 세계 동포들이 함께 참여한 '세월호 참사 7주기 온라인 추모제'가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다시 너를 부르다'를 주제로 한 이번 추모제는 단원고 희생자 부모 19명과 시민단원 20여 명이 모여 만든 4·16합창단과 스프링(S.P.RiNG) 세계시민연대, 4·16해외연대가 진행했다.
행사 중반부에는 4·16합창단원의 추모곡 '잊지 않을게'가 울려 퍼졌고, 카메라가 희생된 아이들의 이름이 적힌 '등'을 하나하나 비췄다. 줌 화면과 유튜브 실시간 채팅으로 지켜보던 시청자들은 "함께하겠다", "잊지 않겠다"라며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7주기 당일인 16일에는 '304낭독회'가 주최하는 온라인 '모두의 낭독회'가 열린다. 낮 12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여러 작가들과 뮤지션들이 릴레이 방식으로 세월호 사건 관련 각자 나누고 싶은 글을 낭독한다.
'304낭독회'는 세월호에서 돌아오지 못한 304명의 아이들을 기억하고자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 작가와 시민들의 낭독 참여로 이루어지는 행사다. 2014년부터 시작해 벌써 80번째 낭독회를 열고 있는 이들은 광화문광장 등 오프라인 공간에서 낭독회를 개최해 오다 지난해부터는 온라인(zoom) 낭독회로 전환했다.
이 밖에도 시민들은 일명 '세월호 기억 마스크'에 펀딩하거나, 개인 SNS 계정에 추모 글을 쓰는 등 각자의 방식으로 세월호 추모의 노란 물결을 이어갔다.
특히 4·16재단이 운영하는 '세월호 참사 온라인 기억관'에서는 13일 오후 3시 기준 4만4,000명이 넘는 시민들이 추모 메시지를 써서 올렸다. "영원히 기억하겠다", "다시는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 등의 메시지였다.
어느덧 참사 7주기. 누리꾼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벌써 7년이 지났다니...", "4월이 되면 항상 당신들을 기억한다", "이제는 모두 집으로 돌아가 그 영혼이 쉬기를 바란다"라며 '그날'을 떠올리고 학생들을 추모하고 있다.
이규리 인턴기자 leekul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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