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도 없는 도로 개설?..전 고위 공무원 딸 땅값 4배 '껑충'

김효경 2021. 4. 14.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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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공무원들의 땅 투기, 경찰의 대대적인 수사가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는데요.

경남 진주시 전 간부 공무원은 도로 개발 예정지 주변 맹지를 자녀 이름으로 사들인 뒤 4배 가까이 비싼 값에 팔았습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김효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남 진주역과 진주시농업기술센터 지역을 잇는 도로 공사가 완료된 건 2015년.

이보다 3년 앞서 국토지리정보원의 공공측량 뒤 도로 건설 계획이 세워졌고, 2년 뒤 도로 확·포장공사 설계도가 나왔습니다.

도로 공사를 위해 보상이 이뤄진 땅은 모두 36필지, 하지만 이 가운데 23필지는 애초 설계도에 없는 도로를 만들기 위해 보상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류재수/진주시 의원 : "도로와는 전혀 무관한 땅을 사들여 진입도로를 닦았습니다. 진주시가 부당하게 보상해준 땅은 진주시 옥산리 일원 23필지이며, 보상액은 약 2억 2천만 원입니다."]

의혹이 제기된 도로를 따라가면 2,900여 ㎡ 규모의 터가 나옵니다.

이 땅의 주인은 진주시 전 도시건설국장의 딸.

2013년 버섯 재배를 위해 1억 2천만 원에 땅을 샀지만, 철제구조물 4동만 있을 뿐, 농사 흔적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2015년 도로가 생기면서 맹지였던 이 땅은 지난해 4억 7천만 원에 팔렸습니다.

7년 만에 4배 가까이 오른 겁니다.

[당시 진주시 건설과장/음성변조 : "공사감독이나 시행하는 팀에서 가져오면 그냥 결재만 하지, 국장이 과장한테 지시를 해서 그렇게 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해당 전 도시건설국장은 올해 초 경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고 해명했습니다.

[전 진주시 도시건설국장/음성변조 : " 올 1월 달에 제가 그걸 받았습니다. (무혐의 처분을) 예예. 부당한 짓을 했다면 내가 당하지도, 억울하지는 안하지."]

류재수 진주시 의원은 애초 계획과 다른 도로를 닦기 위한 의회 예산 심의도 받지 않았다며, 당시 담당 공무원 3명을 직권남용과 업무상 배임,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KBS 뉴스 김효경입니다.

촬영기자:안민식

김효경 기자 (tellm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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