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9월11일까지 아프간서 완전 철군, 20년 전쟁 종료"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2021. 4. 14.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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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의회 흑인 의원 단체인 블랙 코커스 의원들과 만나 간담회를 하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오는 9월 11일까지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을 완전 철수키로 했다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 2001년 9·11 테러 직후 시작돼 20년 간 지속되면서 미국 역사상 가장 긴 전쟁으로 기록된 아프간 전쟁을 9·11 테러 20주년에 맞춰 끝내겠다는 것이다. 9월 11일 완전 철군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프간 무장단체 탈레반과 맺은 평화협정에서 설정한 철군 시한인 5월 1일보타 5개월 가량 늦어진 것이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14일 아프간 미군 철수 계획을 직접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키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간에 대한 군사적 해결방안이 없고, 우리가 거기에 너무 오래 있었다는 견해에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도 이날 전화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간에 남아 있는 미군을 철군시켜 20년 간 진행된 전쟁을 최종적으로 끝내기로 결정했다”면서 아프간 주둔 미군이 5월 1일 이전부터 순차적으로 철군하기 시작해 9·11 테러 20주년가 되는 오는 9월 11일 이전에 철군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 아프간 주둔 미군은 1만2000여명에 달했다가 8500여명으로 감축됐으며, 지난해 탈레반과의 평화협정을 맺은 뒤로 급격히 줄어 현재 2500여명으로 알려져 있다.

이 당국자는 “우리는 오래 전부터 군사력은 아프간 내부의 정치적 도전을 해결할 수 없고, 아프간 내부 갈등을 끝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면서 “따라서 우리는 군사작전을 종료하고 현재 진행 중인 평화 과정을 외교적으로 지원하는 데 우리의 노력을 집중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아프간에 연합군을 주둔 중인 북대평양조약기구(나토)와도 철군 계획을 협의했다면서 철군 목표 시점이 5월 1일에서 9월 11일로 늦춰진 것은 나토 연합군에게 철군에 필요한 시간을 벌어주려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철군이 진행되는 기간 동안 탈레반의 공격을 강력히 응징하겠다고 밝혔지만 9월 11일 철군 시점이 ‘조건부’는 아니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이것은 조건부가 아니다”라면서 “대통령은 지난 20년 간 채택된 조건부 접근법은 아프간에서의 영원한 주둔을 낳는 방안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무슨 일이 있어도 9월 11일 이전에 철군을 완료한다는 방침은 변함이 없다는 것이다. 아프간전 종전 이후 아프간에는 주아프간 미국 대사관을 경비하기 위한 최소한의 병력만 남게 될 것이라고 이 당국자는 설명했다.

미국은 2001년 9월 11일 이슬람 테러단체 알 카에다가 항공기를 납치해 뉴욕 세계무역센터 빌딩과 워싱턴 펜타곤을 동시다발로 공격해 수천명의 사상자를 발생시킨 9·11 테러 발생 직후인 10월 6일 아프간을 침공했다. 알카에다 세력을 비호하고 있던 아프간 탈레반 정권을 공격하기 위해서였다. 미국은 탈레반 정권을 붕괴시키고, 오랜 추적 끝에 알 카에다의 수괴 오사마 빈 라덴도 사살했지만 탈레반과의 전쟁을 계속해 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탈레반과 맺은 평화협정에서 미군과 연합군이 아프간에서 완전히 철수하는 조건으로 탈레반으로부터 미국을 공격하지 않고 테러조직을 비호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현재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 사이의 평화협상이 진행 중이다. 아프간 전쟁에서는 미군 2400여명을 비롯해 나토 연합군 병력 및 지원인력 4000여명이 숨졌고, 아프간 측에서도 정부군과 민간인 9만여명이 사망했다.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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