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전문가들 "경제계에도 인종차별 쏠림 현상"시인

차미례 2021. 4. 14.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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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소수자 , 여성 문제는 통계조차 없어
브루킹스연구소도 같은 날 "연준의 인종차별"보고서 발표
[워싱턴=AP/뉴시스]주디 셸턴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이사 지명자가 지난 2월13일 상원 금융위원회에 출석, 증언하고 있다. 많은 논란을 불렀던 셸턴 지명자는 17일(현지시간) 찬성 47표 대 반대 50표로 상원 인준 표결 통과에 실패했다. 2020.11.18

[서울=뉴시스] 차미례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정책 입안자들이 13일(현지시간) 미 경제분야에서도 흑인과 히스패닉 등이 지나치게 배제되어 있다는 우려를 재확인하고, 이로인해 경제 전문가들이 중요한 정책 문제에 이들을 포함한 거시적인 전망을 포함시킬 수 있는 기회가 희소해졌다고 우려를 표했다.

에릭 로젠그렌 연방준비은행 보스턴 은행장은 "우리가 이 분야에 다양한 그룹의 사람들을 영입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장래에는 제대로 된 주제들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원격 화상회의로 열린 연준 12개 지방은행 주최 세미나에서 이들 은행장들과 외부 경제 전문가들은 인종차별 또는쏠림 현상을 주제로 토론했다. 마침 같은 날 브루킹스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연방준비은행 시스템이 여전히 백인 일색으로 구성되어 있음 특히 지역 은행들의 이사회는 더욱 그렇다는 사실이 지적되었기 때문이다.

최근 코로나19 사태와 지난 해 미국에서 일어난 인종차별 철폐시위로 인해 미국 사회의 오랜 인종 및 성차별 문제가 경제계에까지 비화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과 히스패닉 인종의 실업률은 만성적으로 최고를 기록했고, 부와 소득, 주택 보유율은 현격하게 낮았다.

그 분야에서만 보더라도 미국의 인종 다양성은 특히 경제계가 다른 분야에 훨씬 더 뒤쳐져 있다고 은행장들은 말했다. 경제 불평등 문제로 인종차별 문제를 다루거나 각성하는데에 조차도 이 분야 직업인들이 가장 늦었다는 것이다.

애틀랜타 연준 은행장이며 연방준비은행 108년 역사상 최초의 흑인 지방 은행장인 라파엘 보스틱은 " 인종문제는 경제전문가들이 그 동안 가장 소홀히 다루었던 주제였다. 그 말은 우리가 언제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결론을 이끌어냈었다는 의미도 된다"고 말했다.

보스틱행장은 연준이 지난 해 여름부터 앞으로 중앙은행이 금리변동을 예상하거나 기대치를 반영한 인플레이션 증가를 발표할 게 아니라 실제로 인플레이션이 올라간 수치를 기다렸다고 발표하기로 새로운 규칙을 정했다고 말했다.

전에는 연준이 인플레가 어느 선에서 멈출 것을 기대하고 이를 발표했다가, 결국에는 맞지 않고 정확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보스틱은 작년부터의 변화가 연준이 앞으로 정책결정과정에서 보다 현실을 인정하고 반영하려는 변화라고 말했다.

예일대학교 경제학 교수인 에보냐 워싱턴은 2019년 경제학박사 가운데 흑인 학생에게 주어진 것은 2.8%, 히스패닉계에 여된 것은 5.8%에 불과했다고 세미나에서 밝혔다. 수학이나 다른 학술 분야에서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박사학위를 취득한 비율이 그 보다 훨씬 높다고 했다.

따라서 젊은 세대와 흑인 학생들을 배출하는 더 넓은 파이프라인을 마련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경제계가 인종차별을 깨고 이들을 더 많이 받아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그는 말했다.

이 같은 인종차별 현상은 연구 영역의 협소화로 이어진다. 매사추세츠대학의 경제분석가 대니아 프랜시스, 애나 기프티 오포쿠아기예만 연구원은 경제계에 진출하는 흑인 여성을 돕기 위한 '새디 콜렉티브'란 비영리단체를 창설했다.

이들이 1990년부터 2018년까지 5대 경제전문지에 실린 내용을 분석한 결과 인종차별이나 인종문제를 노골적으로 다룬 논문은 겨우 29편에 불과했다. 이는 그 기간 중에 발표된 모든 논문의 불과 0.5%였다.

이 날 화상 세미나에 참가한 사람들은 한결 같이 경제학자나 분석가들조차도 조사 대상의 수입, 고용, 기타 경제지표들을 언급할 때 인종차별 요소는 간과하는 경향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소수 인종의 젊은 학생들은 경제계 진출이나 취업과정에서의 인종차별이나 불평등 문제를 연구하려 해도 참고자료나 해법을 찾기가 힘들다고 했다.

13일 발표된 브루킹스 연구소 보고서도 전국 12개 연준은행장을 선출하는 이사들 대부분이 기업계 소속의 백인 남성이라고 발표했다.

은행 지점장들도 압도적으로 백인, 압도적으로 남성, 압도적으로 지역 기업인 출신이며 소수자나 여성들, 경제계의 다른 분야인 노동, 비영리단체, 학술단체 등 중요한 역할을 하는 주체는 어디에서도 찾아 보기 힘들다고 조사연구 책임자인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워튼 스쿨의 경제사 전문가 피터 콘티브라운 교수는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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