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모더나 6억회분 확보한 美 "얀센 백신 필요없다"
AZ·얀센 백신만 '아데노 플랫폼' 공통점
CDC, '접종 70% 목표' 되레 이틀 앞당겨
S&P 지수 사상 최고치..국채 금리 하락
미국 뉴욕증시가 13일(현지시간) 존슨앤드존슨의 얀센 백신 중단 충격에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부작용이 거의 없고 효과가 탁월한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을 이미 6억 회분 이상 확보한 상태여서, 얀센 중단에 따른 충격이 크지 않아서다.
이날 S&P 500 지수는 전날보다 0.33% 오른 4,141.59, 나스닥 지수는 1.05% 급등한 13,996.10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S&P 지수는 역대 최고치를 또 경신했다. 다우 지수만 0.20% 하락한 33,677.27에 그쳤다.
개장 초엔 미 보건당국이 얀센 백신의 사용 중단을 권고했다는 소식에 약세를 보였다. 시장의 주목을 받았던 물가 지표 역시 예상을 웃돌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됐다.
미 노동부는 3월 소비자 물가지수(CPI)가 전달 대비 0.6%, 작년 동기 대비 2.6% 각각 상승했다고 밝혔다. 전문가 예상치(0.5% 및 2.5%)를 소폭 웃돌았다. 하지만 경기 회복 기대감이 더 크게 작용하면서 지수가 상승 반전했다.
벤치마크로 쓰이는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1.64%로, 전날 대비 오히려 0.05%포인트 하락하며 안정세를 보였다. 기술주들의 상승세가 강했던 배경이다.
얀센 사용 중단 권고에도…미 정부 “접종 문제 없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식품의약국(FDA)은 이날 공동 성명에서 존슨앤드존슨의 제약 부문 계열사인 얀센이 개발한 백신을 맞은 사람에게서 혈전(혈액 응고) 현상이 발견됐다며 즉각적인 사용 중단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뉴욕 오하이오 메릴랜드 등 각 주는 얀센 접종의 중단을 선언했다.
미국에선 전날까지 얀센 백신 680만 회분이 접종됐다. 접종 후 6~13일 사이 18~48세의 여성들에서 총 6건의 혈전증이 보고됐다. 이에 따른 사망자는 한 명이다.
이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보다는 혈전 형성 사례가 훨씬 적지만 안심할 수 없는 수준이란 게 보건당국의 판단이다. 유럽에선 지난주 접종된 3400만 건 중 혈전 사례가 169건 보고됐다.
미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선 아직 사용 승인도 내주지 않고 있다.
미 정부가 부작용 사례가 현저히 적은데도 사용 중단 결정을 내린 건, 다른 백신 물량이 워낙 풍부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미국 내 대다수 주(州)에선 나이와 관계없이 온라인 또는 전화 예약 후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을 접종할 수 있다. 미 정부가 계약한 화이자 및 모더나 물량은 총 6억 회분(각 3억 회분)으로, 미국 내 모든 성인이 접종하고도 남는다.
백악관은 “이번 주에만 2800만 회분의 화이자·모더나 백신 접종이 가능하다”며 얀센 사용 중단 후에도 접종 목표치엔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CDC는 전체 인구 대비 70% 접종률을 기록하는 시점을 전날까지 6월 10일로 봤으나, 이날 오히려 이틀 앞당겨 6월 8일로 수정했다.
얀센·AZ 백신 모두 아데노바이러스 플랫폼
존슨앤드존슨의 얀센 백신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아데노바이러스를 플랫폼으로 사용하는 공통점이 있다. 둘 다 ‘바이러스 벡터(매개체) 백신’이다. 바이러스 벡터가 인간의 체내 면역체계에 실제 바이러스를 퇴치하는 항체를 만들도록 지시하는 역할을 하는 게 특징이다.
이는 화이자와 모더나의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방식과 확연히 차이가 난다.
FDA는 얀센 백신의 혈전 형성 단서를 찾기 위해 바이러스 벡터를 사용한 다양한 백신의 임상 실험 데이터를 분석할 예정이다.
재닛 우드콕 FDA 국장 대행은 “극히 드문 일로 보인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지만 백신 안전성이 최우선”이라며 사용 중단 권고 후 수일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런던 임페리얼 칼리지의 대니 알트만 면역학과 교수는 “아스트라제네카 등과 다른 기술을 사용한 화이자 및 모더나 백신에선 혈전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얀센 백신은 한 번 접종만으로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일반 냉장고 온도에서 보관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하지만 항체 형성 효과가 94~95%에 달하는 화이자·모더나보다 효능이 크게 떨어지는데다 혈전 부작용까지 보고되면서, 화이자·모더나 백신 비중이 낮은 한국 등의 방역에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혈전증 형성 보고 사례가 젊은층에 집중됐다는 점에서 경제에 미치는 타격이 더 크다는 관측이다.
CDC의 앤 슈컷 부국장은 “최근 1∼2주 내에 얀센 백신을 맞은 사람은 증상을 잘 살펴봐야 한다”며 “심각한 두통이나 복부 통증, 다리 통증, 숨 가쁨 등이 나타나면 즉각 의료진에 연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 보건당국, 14일 백신 자문위 긴급 소집
CDC는 14일 백신 자문기구인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 긴급회의를 소집하기로 했다. 존슨앤드존슨 백신의 안전성을 재검토하기 위해서다.
이날 회의에서 혈전 증상과 얀센 백신 사이의 연관성을 살펴보고, 얀센 백신에 대한 긴급사용 승인을 계속 허용할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FDA도 자체적으로 조사를 벌이면서 ACIP의 분석 결과를 검토할 예정이다.
다만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얀센 백신이 미국에서 다시 사용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미국과 유럽 당국의 검토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WHO는 “우리는 면밀히 지켜보고 있고, 유럽의약품청(EMA)과 FDA 검토를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데이터를 검토하는 데 시간이 조금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존슨앤드존슨은 별도 성명에서 “유럽 보건당국과 이 사례들을 검토하고 있다”며 “유럽에서 우리 백신의 출시를 선제적으로 연기한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모더나는 “6개월 후에도 90% 이상 예방 효과”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 백신이 부작용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모더나 백신의 효과는 상당히 오랜 기간 지속될 것이란 긍정적인 보고서가 이날 공개됐다.
미 바이오기업 모더나는 “3상 임상시험 업데이트 예비 결과를 통해 2차 접종 6개월 후에도 90% 이상의 예방 효과를 보였다”고 했다. 이런 실험 결과는 화이자에 이어 두 번째다.
모더나 백신은 또 접종 6개월 후에도 중증 코로나19를 예방하는 데 95% 이상 효과를 나타냈다. 이번 3상 시험 업데이트 결과는 지난 9일까지 발생한 확진자 900여 명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다.
모더나는 예방 효과가 6개월 이상 지속된다는 임상시험 결과를 근거로 자사 백신의 정식 사용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현재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은 FDA의 긴급 사용 승인을 받은 상태다.
앞서 화이자도 이달 초 3상 시험 참여자를 대상으로 한 분석 결과 백신 예방 효과가 6개월 후 91.3%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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