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면 온라인 사업 어렵지 않냐고요? 첫 도전은 어렵지만.."

송화연 기자 2021. 4. 14.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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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꽃피다]⑤이용규 완도전복생산자협동조합 이사 인터뷰
이용규 완도전복생산자협동조합 이사 (네이버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 = "나이 든 사람에게 온라인 사업이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에 동의하기 어려워요. 어떤 일이든 모르는 분야를 처음 시작할 때 겁도 나고 막막하죠. 막상 부딪히다 보면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그리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도전은 두렵기 마련이다. 빠르게 돌아가는 산업일수록 더욱 그렇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치열한 경쟁이 일어나는 온라인 유통업계에 소위 '대박'을 친 중년 어민들이 있다. 이들은 1020 세대의 도움없이 직접 키운 전복을 온라인에서 판매하고, 라이브 커머스 방송으로 '완판 신화'를 쓰기도 한다.

'나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온라인 사업에 자신감을 내비친 전라남도 완도전복생산자협동조합. 섬마을 어민들은 코로나 시국에서 어떻게 전년대비 2배 이상의 매출 성장을 일궜을까. 이용규 완도전복생산자협동조합 이사(55)에게 비결을 들어봤다.

◇'원하는 시기에 제 값 받고 팔 수 없을까'…협동조합의 시작

완도전복생산자협동조합은 약 40명의 전복 생산자(조합원)가 함께 치패(새끼 전복)를 생산해 바다에서 가두리 양식으로 키우고, 주문이 들어오면 출하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조합의 출발엔 이 이사가 있었다. 청운의 꿈을 안고 서울에 올라온 그는 대학 졸업 후 국내 유명 자동차 기업에서 일했다. IMF 여파로 퇴사했지만 개인 사업으로 승승장구했다. 2007년 금융위기로 사업을 정리하고 경영자문으로 일상을 보내던 그는 문득 '내가 왜 서울까지 유학을 갔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고향 완도로 돌아왔어요. 전복 치패 양식장을 운영하던 친형의 사업장을 방문해 전복 생산자들과 대화를 나누던 중, 생산자들이 '원하는 시기에 제값 받고 출하할 방법'을 찾아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전복과 전복 유통시장에 대해 아는 바가 없었기에 당시에는 아무런 대안을 제시할 수 없었어요."

어민들의 고민을 기억하던 그는 지난 2012년, 설립요건이 완화된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된다는 소식을 전해 듣는다. '생산자들의 고민을 해결할 방법이 협동조합에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스페인 모드라곤협동조합 등 해외 사례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전복 양식의 성공은 우량한 치패, 입식(빠른 성장, 조기 출하, 폐사율 감소)으로부터 시작돼요. 조합원이 생산한 가장 우량한 치패를 우선적으로 공급하고, 원하는 시기에 유통사업자 조합원과 협동조합이 적기 출하를 지원한 뒤, 조합이 자체적으로 온라인 판매를 하면 조합원의 이익이 극대화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우직하고 꾸준해야 해요…스마트스토어는 내 노력을 알고 있어요"

그렇게 뜻이 맞는 사람들이 모여 2013년 8월, 완도전복생산자협동조합이 출범했다. 조합은 설립 직후 배송센터와 홈페이지 구축, 오픈마켓 입점 등을 준비했다. 온라인 판매는 이듬해 1월부터 시작됐다.

온라인 사업이 처음부터 승승장구한 건 아니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매출은 일어났지만 미미했다. 기회는 우리 농축산물을 구매할 수 있는 '네이버 산지직송'(쇼핑윈도우 산지직송)에 입점하면서 잡게 됐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는 말이 있듯이 산지직송 판매 이후 상품 문의나 구매평에 실시간 답변하기 활동을 꾸준하게 했더니, 이용자 만족도가 높아지고 판매도 지속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이때부터 검색광고를 기본으로 블로그와 소셜미디어를 통한 마케팅 활동에 하루 4시간 이상을 집중 투자했습니다."

완도전복생산자협동조합의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이용 화면 (네이버 제공) © 뉴스1

조합은 마케팅 대행사를 쓰지 않고 직접 공부해 소셜미디어를 운영한다. 디자이너도 없다. 조합원들이 스마트폰으로 제품을 찍고 네이버가 제공하는 기본도구로 판매 상세페이지를 만든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는 집중하고 시간을 투자한 만큼 판매가 됩니다. 한 번의 기회를 바라기보다는, 우직하고 꾸준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나의 노력을 스마트스토어는 다 알고 있어요."

전복 특성에 맞춰 온라인 판매전략을 세운 것도 사업 안정화에 주효했다. 전복은 1년에 4번 대목(설, 추석, 5월 가정의 달, 복날)을 맞이하는데 조합은 이러한 상품 특성에 맞춰 홍보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어장가 변동에 따라서 가격을 조정하거나 시기별 잘 팔리는 상품으로 옵션을 변경하는 방식이다.

이 이사는 "상품과 출하에 따라 상품 페이지 내에 있는 생산 정보도 부지런히 변경하고 있다"며 "부지런히 움직인 것이 온라인 사업 첫해부터 흑자를 낼 수 있던 이유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용자와의 적극적인 소통이 피드백으로 돌아온다

후기와 평점은 온라인 판매자에게 '가슴앓이'를 하게 만드는 주범이지만, 조합에겐 성장의 발판이 됐다. 이들이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가장 많이 판매한 상품의 이용자 평점은 4.8점(5점 만점)이나 된다.

이 이사는 Δ싱싱한 상품을 산지에서 직접 발송하는 점 Δ이용자가 오후 3시 이전에 주문하면 다음날 상품을 받을 수 있다는 점 Δ스마트스토어를 기반으로 판매자가 직접 판매·배송하기 때문에 이용자 신뢰도가 높다는 점 Δ'네이버 톡톡'(네이버 웹 채팅 서비스) 등을 활용해 이용자 문의에 빠르게 답변하고 있는 점을 고평점의 비결로 꼽았다.

조합은 네이버 톡톡을 마케팅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들은 이용자가 네이버 톡톡을 통해 '소식 알림 받기'를 신청하면 매월 2000원의 할인쿠폰을 제공하고, 완도 소식도 전한다.

"저희는 네이버 톡톡을 통해 최소 월 1회 이용자들에게 메시지를 발송해요. 이러한 이용자와의 소통은 재구매율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현재 1만5000명이 넘는 이용자가 조합 소식 알림을 받고 있어요."

이 이사는 스마트스토어가 지원하는 마케팅 상품 '럭키투데이'도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럭키투데이는 이용자에게 주1회 추천 상품을 선정하고 추가 할인을 제공하는 상품이다.

◇"동영상 홍보가 대세 될 것"…조합의 '라이브 커머스' 도전기

조합의 새로운 도전은 라이브 커머스로 이어졌다. 이들은 지난해 추석을 맞아 첫 쇼핑라이브를 진행했다.

"향후 쇼핑라이브를 통한 판매, 네이버TV 등 동영상 콘텐츠를 활용한 홍보가 대세로 자리잡을 것이라 예상하고 차분히 준비해왔어요. 현재 라이브 방송은 5회 정도 진행했는데, 콘텐츠 조회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조합은 라이브 커머스에서도 다양한 시도를 펼칠 전망이다. 이 이사는 "경험이 없어 라이브 커머스를 익숙한 홈쇼핑 방식으로 진행했는데 향후 양식장과 출하 현장 등에서 직접 상품을 소개하고 이용자가 궁금할 정보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춘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작업중인 완도전복생산자협동조합원들의 모습 (네이버 제공) © 뉴스1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 쇼핑라이브 등 자사 채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이들 조합의 이야기를 광고로 만들었다. 조합은 지난 1월 네이버 SME(중소상공인) 광고 캠페인 주인공으로 낙점돼 방송을 탔다. 광고 공개 직후 조합의 온라인 매출은 2주 만에 883%나 뛰어올랐다.

"올해 코로나19 영향으로 판매가 줄 것으로 예상했어요. 완도우체국 택배 발송량을 통해 확인해보니 올해 설 판매량이 전년대비 2.7배나 증가했더라고요. TV 광고 덕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출하 부진으로 힘들어하던 생산자들에게 큰 힘이 됐습니다. 무엇보다 많은 전복 생산자들이 조합원 가입 문의를 줬고, 몇몇 어촌계에선 저희와 협력을 요청하고 있어요. 인상적인 경험이죠."

조합이 완도전복을 알리면서 완도 전체 전복상품 거래액도 전체적으로 상승했다. 네이버에 따르면 광고 직후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내 전복 상품 노출은 36% 증가했고, 네이버 쇼핑에서 '완도'나 '전복'을 검색해 '사러가기'를 클릭한 수는 광고 전과 비교해 42% 늘었다.

이 이사는 "협동조합 성공의 기본 조건은 자립으로, 우리 조합이 찾은 핵심 비즈니스 모델은 온라인 판매를 포함한 소매사업"이라며 "네이버 쇼핑 서비스는 입점, 상품페이지 관리, 판매, 홍보가 타 쇼핑몰에 비해 굉장히 쉽고 저렴해 접근성이 쉽다. 광고하지 않아도 팔릴 수 있다. 더 많은 SME가 판로 개척의 기회를 온라인에서 찾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hway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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