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연일 '공시지가 동결' 강공..재조사 폭·방법 마련 속도낸다
이의 신청 많은 곳 중심으로 공정성 조사
외부 전문가들과 조사 실행 계획 수립 중
[서울=뉴시스] 윤슬기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 후 '규제완화' '공시가격 개선 요청' 등을 내세우며 부동산 정책에 연일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 차원의 공시지가 재조사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지 주목된다.
시 차원의 공동주택 공시가격 재조사를 통해 정부에 산정오류를 제시해 내년 공시가격 동결을 위한 근거를 만들겠다는 게 오 시장의 전략이다.
오 시장이 야권 지자체장뿐만 아니라 직접 정부와 협의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서울시도 공시가격 급등 지역 등을 중심으로 재조사 범위를 확정하고 세부 시행계획을 수립 중이다.
14일 서울시 관계자에 따르면 오 시장은 취임 후 첫 업무보고가 진행된 지난 12일 공시가격 관련 담당부서인 서울시 재무국에 '시 차원에서 어디까지 공시가격을 재조사할 수 있는지', '이번 주 중으로 국민의힘 소속 5개 시도지사가 공시가격 관련해 성명을 내기로 한 만큼 관련 아이디어를 수렴하라'는 등의 지시를 내렸다.
오 시장은 현 정부 들어 지난 1년간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지나치게 많이 올랐다며 취임 후 본격적으로 공시가격에 문제를 제기했다.
공시가격 재조사에 대한 오 시장의 의지는 국무회의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오 시장은 지난 13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 참석해 "부동산 공시가격 상승에 따라 급격히 증가하는 국민들의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선 관련 법령의 개정과 국토교통부(국토부)의 제도개선 등이 필요하다"며 "공동주택 가격 결정과정에 지방자치단체가 권한을 갖고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발언했다.
오 시장은 국무회의 직후 시청으로 돌아와선 긴급 브리핑을 개최해 "(국무회의에서) 공시가격 결정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했는데 핵심은 공시가격의 상승이 아니라 급격한 향상, 속도가 문제라는 것"이라며 "지난 1년 동안 20% 가까이 공시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에 이로 인한 재산세 부담 상승, 종부세 상승, 건강보험료 상승 등으로 국민생활부담이 나타났고 국민들이 많은 불편과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국토부 장관이 공동주택에 대해 매년 공시기준일 현재 적정가격을 조사해 공시한 공동주택 가격을 뜻한다.
공시가격은 종합부동산세(종부세)와 재산세 등 각종 세금을 부과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에 국민들에게 매우 민감한 만큼 공동주택 가격 결정과정에 지방자치단체로 권한을 이양해야 한다는 게 오 시장의 주장이다.
오 시장도 정부 소관사항인 공시가격과 보유세 조정이 지자체장으로서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다만 서울시 차원의 자체 조사를 통해 공시가격 산정 오류를 찾아내 최종 결정권을 가진 정부를 압박해 내년 동결을 위한 근거를 만들겠다는 게 오 시장의 구상이다.
취임 초기부터 오 시장이 부동산 정책에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고 있는 만큼 서울시도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시 차원의 공시가격 재조사 범위 등을 정하고 외부 전문가들과 조사 실행계획을 수립중이다.
시는 공시지가 재조사 범위로 '공시가격이 지난해 대비 급등한 공동주택' '실거래가격보다 공시가격이 높은 곳' '4월29일 결정공시 이후 이의신청이 많이 제기된 곳' 등을 중심으로 지정할 방침이다.
국토부는 지난달 15일 2021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을 발표한 이후 오는 29일 결정 공시를 앞두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시가격 급등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이 높은 만큼 재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에는 공감하고 있다"며 "다만 가격공시 대상 258만호 전체를 모두 재조사하는 것은 인원 등을 고려하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조사 범위를 정하는 등 외부 전문가들과 세부 실행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시민들의 이의신청이 많은 지역은 (공시가격) 산정에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민원이 들어온 곳을 중심으로 공시가격 산정이 얼마나 공정하게 됐는지 여부를 조사할 것"이라며 "공시가격 산정 오류 가능성이 높은 지역 등을 중심으로 진행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onseul@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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