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안철수 당대당 통합 물 건너가나

이현미 2021. 4. 14.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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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국민의당과 합당 여부를 놓고 자중지란에 빠져들고 있다.

국민의힘의 한 비대위원은 13일 통화에서 "당내에선 국민의당과 합당보다는 안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당 관계자들의 개별 입당이 맞다는 의견이 우세했다"며 "현재 중진 의원 일부가 합당 주장을 하지만, 양측 규모 차이가 너무 커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많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한 당직자는 "국민의힘 비대위원들이 내부 회의에서는 합당에 반대해놓고 겉으로는 우리 당이 입장을 내놓지 않는다고 지적한다"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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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 "安대표 입당이 합리적"
양측 내부 "합당 어려워졌다" 대세
국민의힘 차기지도부 선출도 표류
서병수 불출마.. 김종인 "아사리판"
윤석열, 정계진출 가능성 처음 시사
"어떻게 할지 정리돼야 정치인 만날 것"
국민의힘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왼쪽 두번째)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국민의힘이 국민의당과 합당 여부를 놓고 자중지란에 빠져들고 있다. 양측 내부에선 “합당이 어려워졌다”는 평이 대세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합당에 비우호적인 분위기다. 당대당 통합보다는 안철수 대표 입당이 합리적인 처사라는 것이다.

국민의힘의 한 비대위원은 13일 통화에서 “당내에선 국민의당과 합당보다는 안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당 관계자들의 개별 입당이 맞다는 의견이 우세했다”며 “현재 중진 의원 일부가 합당 주장을 하지만, 양측 규모 차이가 너무 커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많다”고 밝혔다. 또 다른 비대위원도 “서울시장 단일화 경선 과정에서 우리 당에서 합당이란 얘기를 꺼낸 적이 없다”며 “열린 플랫폼 정당으로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됐든 안 대표가 됐든 누구든지 들어올 수 있도록 문호를 열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대표 등의 개별입당론’은 사실상 통합 논의의 판을 깨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국민의힘은 일단 국민의당의 방침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당의 시간계획표를 확인한 다음 16일 당 의원총회에서 합당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14일 중진 모임, 16일 의총에서 당내 여론을 모을 예정이다.

양당 모두 책임의 화살을 상대편으로 돌리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한 비대위원은 “국민의당이 진정 합당 의지가 있다면 먼저 구체적인 안을 내놔야 하는데, 반대로 우리 당의 반응을 보겠다고 하면 진척이 안 된다”고 꼬집었다. 국민의당 한 당직자는 “국민의힘 비대위원들이 내부 회의에서는 합당에 반대해놓고 겉으로는 우리 당이 입장을 내놓지 않는다고 지적한다”고 맞섰다.

국민의당과 합당 논의가 공회전하면서 국민의힘 차기 지도부 선출 계획도 표류 중이다. 주 권한대행은 이날 당 지도체제 개편 문제와 관련해 “전당대회를 앞두고 활발한 논의가 있을 거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행 단일 지도체제는 대표와 최고위원 경선을 따로 치르는 방식이고, 집단 지도체제는 지도부를 한 번에 선출한 뒤 순위에 따라 대표와 최고위원을 나누는 식이다. 집단 지도체제 방식으로 전환될 경우 ‘영남당 탈피’ 목소리를 내고 있는 초선들의 지도부 진입 가능성이 커진다.

당내 최다선인 5선 서병수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를 비롯해 당 안팎에서 힘깨나 쓴다는 분들부터 나서지 않아야 한다”며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당권 다툼이 벌어진 국민의힘을 향해 “아사리판”이라고 비판하며 “(윤 전 총장이) 금태섭 전 의원이 말한 새로운 정당으로 가는 상황이 전개될지도 모른다”고 예상했다.

한편,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에서 연일 1위를 달리고 있는 윤 전 총장은 이날 JTBC와 인터뷰에서 “내가 정치권 인사와 만나게 되면 밥만 먹고 헤어질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내가 어떻게 할지 정리가 돼야 만날 수 있지 않겠느냐”는 말로 정계 진출 가능성을 처음으로 시사했다.

이현미·곽은산·김주영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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