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오염수' 대신 '처리수' 언급하며 日 두둔..미일 vs 한중 구도

노민호 기자,박병진 기자 2021. 4. 14.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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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출 결정과 관련해 '한중 대 미일' 외교 구도가 형성돼 눈길을 끈다.

미국은 '일본 정부의 투명한 결정'이라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하며 손을 들어줬고 한국과 중국은 '유감'을 표명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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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미일 대 한중' 구도, 지리·역사 요소 복합적 작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박병진 기자 = 일본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출 결정과 관련해 '한중 대 미일' 외교 구도가 형성돼 눈길을 끈다. 미국은 '일본 정부의 투명한 결정'이라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하며 손을 들어줬고 한국과 중국은 '유감'을 표명한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일본이 13일 오전 도쿄 총리관저에서 각의(국무회의)를 열고 오염수의 해양 방출을 정식으로 결정하자 기다렸다는 듯 사실상의 공개 '두둔'을 하고 나섰다.

미 국무부는 13(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독특하고 도전적인 상황에서 일본은 옵션과 효과를 저울질했고, 결정은 투명했다"며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원자력 안전 표준에 따라 접근 방식을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의 처리수를 처분하기로 결정한 일본의 투명한 노력에 감사를 표한다"며 "일본 정부가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계속 협력하길 기대한다"고 적었다.

일련의 선제적 대응은 국제사회의 '여론몰이'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일각의 평가다. 또한 미일 간 미리 입장 조율을 마쳤기에 가능한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함께 바이든 행정부가 일본의 오염수를 '처리수'라고 표명한 부분도 되짚어 봐야 한다.

NHK는 지난 12일 "(지난 9일 보도에서 오염수라는 표현을 쓴 것과 관련) 물이 처리되지 않고 그대로 방출된다는 오해를 줄 수도 있다는 표현이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향후 해양에 방출하는 물에 대해서는 처리된다는 점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처리수'라는 표현을 쓰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일본 정부는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포함한 특수 정화장치를 사용해 대부분의 방사성 물질을 제거했다는 의미에서 '처리수'로 부르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ALPS를 통한 정화 과정에도 트리튬(삼중수소) 등의 방사성 물질이 걸러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처리수'가 맞는 표현인지를 두고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와 함께 트리튬을 세계보건기구(WHO)의 식수 기준의 7분의1, 자국 기준 40분의1까지 낮추도록 물로 희석해 오는 2023년부터 약 30년 동안 바다에 방류하겠다는 입장이다.

우리 정부는 미일과 달리 '오염수'로 명명했다. 특히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조치라며 최인접국인 우리나라와 충분한 협의가 없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과의 '발표 온도차'에 대해서는 "한국은 (일본과) 인접국가지만 미국은 아무래도 멀리 떨어져 있다 보니까 그런 얘기를 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미국이 'IAEA 검증'을 언급한 것은 일본 오염수에 대해 우려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도 강한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중국 정부는 13일 외교부 대변인 명의 입장문을 통해 "일본의 이런 행위는 극도로 책임감이 없고, 심각하게 국제 공공의 건강과 안전, 주변국 국민의 이익을 해칠 것"이라고 했다.

중국 정부는 '핵폐수'라는 표현을 쓰며 "(일본은) 문제를 재검토하고 밀접한 이해관계가 있는 국가와 국제원자력기구와 충분한 합의를 달성하기 전까지 독단적으로 방류 결정을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일련의 미일 대 한중 구도가 형성된 것과 관련해 "한국과 중국은 후쿠시마 오염수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인접국가지만 미국은 상대적으로 거리가 있어 입장이 다를 수 있다"며 "또한 한국이나 중국이 역사적으로나 일본에 대한 인식이 미국이 현재 일본은 보는 것과 다르다. 이러한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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