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교사들 "학교에 자가검사키트 도입 실효성 의문..학교방역 틀 붕괴"

이연희 2021. 4. 1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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吳 "외국 교사들 키트 활용..학생도 사용 가능"
전문가 "기숙사·가족단위서 효과적으로 사용"
보건교사들 "양성 나온 학생 따돌림 당할 우려"
[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13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국무회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제공) 2021.04.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이연희 김정현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학교와 대학에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 키트를 도입하는 시범 사업을 실시해 등교를 정상화 하겠다는 구상을 밝혔으나 일선 학교의 보건교사들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반응을 내놨다.

지금은 등교 전 자가진단 앱을 통해 조금이라도 감염 위험이 있을 경우 등교·출근을 차단하고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하는 체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검사 정확도가 떨어지는 자가검사키트를 도입한다면 혼란만 키운다는 지적이다.

14일 일선 보건교사 단체에서는 일제히 "지금까지 확립된 학교방역의 틀이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차미향 보건교사회장은 이날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학교에 정확도가 낮은 자가진단키트를 도입하는 것은 실효성이 떨어지며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며 "방역은 연습하면 안 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차 회장은 "자가검사키트로 검사한 결과 '양성'이 나온 학생에 대해서는 따돌림이 발생할 수 있고, '음성'이 나왔다가 나중에 양성으로 판정되는 것 역시 (방역에) 굉장히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박주영 보건교사노동조합 위원장 역시 "의료진이 아닌 일반인의 경우 검체 채취가 제대로 안 돼 정확도가 더 낮을 수 있고, 타인이 검사를 해주더라도 방호복 입은 의료진이 아니라면 전파 위험도 높다"면서 "신뢰할 수 없는 검사임에도 불구하고 방역에 대한 사람들의 경계심이 흐트러지거나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3일 브리핑을 통해 국무회의에서 간이진단키트 도입을 중앙정부에 건의했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노래방 등 다중이용시설 등에 이어 학교에도 자가검사키트를 도입하는 시범사업을 실시하겠다는 구상도 함께 발표했다. 서울시는 다음주 초부터 중앙정부와 시범사업 범위, 시행 방법 등을 협의할 방침이다.

오 시장은 "학생들이 지금 요일을 정해 등교하는 등 제한이 있기 때문에 정상적인 학습 활동을 못하고 있다"면서 "외국의 경우 학교에서 교사들이 자가진단키트 활용을 극대화하고 있고 학생들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등교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자가검사키트 도입을 여러 차례 주장해온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자가검사키트는 초·중·고교 기숙사나 가족 단위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며 "학생들이 학교에서 증상이 나타났을 때 교사나 학생 스스로 검사를 한 뒤 격리를 하고, 음성이 나올 경우 다음날 다시 검사를 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자가검사키트는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바 있다. 방역 당국도 자가검사키트를 요양시설 등에서 보조적 수단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자가검사키트는 결과가 나오기까지 3~6시간이 걸리는 유전자증폭 검사(PCR)와 달리 검사 시간을 15~30분으로 단축할 수 있지만 증폭 과정이 없어 미량의 바이러스는 검출할 수 없다. 국내 연구팀의 연구 결과 신속항원검사키트를 통해 음성을 음성으로 확인해내는 특이도는 100%였지만 양성을 양성으로 찾아낼 수 있는 민감도는 17.5% 수준으로 낮았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13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자칫 본인이 양성인데 음성으로 나왔을 때 전파 위험이 더 커진다"며 "(자가검사키트를) 보조적으로는 쓸 수 있지만 '음성'이 나왔다고 해서 바로 마스크를 벗고 술 마시거나 대화하다가 전체가 감염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에 대해 천 교수는 "(자가검사 결과) 설령 위양성이 나온다 하더라도 PCR 검사를 추가로 진행하면 된다"며 "진단키트는 미국 FDA(식품의약국) 승인을 받았으며, 위험하지도 않고 누구나 언제든 이용할 수 있다"고 장점을 강조했다.

서울시교육청 측은 오 시장의 발언에 대해 "사전 협의가 없었다"며 당황스럽다는 분위기다. 교육청 관계자는 "오 시장이 (학교 자가검사키트 도입 시범사업을) 언급하긴 했으나 정부와의 협의 결과에 따라 호흡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dyhlee@newsis.com, ddobag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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