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방식 변했다..도시 전체가 '업무 플랫폼'

김상희 기자 2021. 4. 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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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키플랫폼: 키맨 인터뷰 - 리비 샌더 본드대학교 교수
리비 샌더 본드대학교 교수/사진제공=리비 샌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자 기업들이 일제히 재택근무를 시행했다. 재택근무는 코로나19 상황이 여전한 지금도 계속된다. 특히 비대면으로 일하는 것의 장점이 확인되면서 코로나19 종식 후에도 일반적인 일하는 방식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처럼 재택근무와 같은 원격근무가 일상이 된 지금, 가끔씩 출근하는 직원들은 사무실의 빈 공간이 크게 느껴진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직원들이 느끼는 허전함뿐 아니라 실질적인 비효율이 발생하는 만큼 비대면 업무 환경에 맞는 사무실 공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일의 미래'를 주제로 오는 28~3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리는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2021 키플랫폼'(K.E.Y. PLATFORM 2021)은 조직 행동과 직장 환경 분야 전문가인 리비 샌더 본드대학교 교수를 화상 연결로 초청해 비대면 환경에서의 업무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볼 예정이다. 다음은 본드 교수와의 콘퍼런스 사전 인터뷰 일문일답.

-비대면 환경의 업무 공간은 어떻게 변할 것으로 예상하나?
▶코로나19로 알게 된 한 가지는 전 직원이 매일 사무실로 출근하지 않아도 일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직원들이 매일 출근할 수 있는 넓은 업무 공간을 보유할 필요가 없으니 비용도 절약된다. 물론 몇 가지 이유로 사무실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기업의 브랜드와 문화에 있어서 물리적인 공간을 갖는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사무실 디자인과 사무실에 가는 이유는 변할 것이다. 직원들이 매일 출근하지 않게 되니 본사는 규모가 작아질 것이다. 조용하고 집중이 필요한 일은 집이나 소규모 지사에서 할 수 있게 된다. 협업이 필요한 혁신적인 활동을 해야 할 때 본사로 출근하면 된다. 따라서 사무실은 점점 규모가 작아지고 협업 중심적으로 공간으로 디자인될 것이다.

도시 전체가 업무 공간이 될 수 있다. 노트북과 필요한 기술이 갖춰지면 집이 업무 공간이 되고, 공용 사무 공간이나 카페에서 일할 수도 있다. 도시 전체가 업무를 지원하는 플랫폼이 되는 것이다.

-달라지는 업무 공간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기술, 비용 등의 이유로 모든 것을 중앙집중화 해야 했던 과거와 달리, 모든 업무를 한자리에서 해야 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경영진들이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 노트북과 인터넷 연결만 되면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시대다.

경영진의 엄청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경영진들은 여전히 직원들이 눈에 보이지 않으면 일을 제대로 하는지 알 수 없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기업들은 많은 시간을 들여 기존의 업무 문화를 바꾸고 경영진이 새로운 업무 방식에 적응하도록 해야 한다.

하루 종일 사무실을 지키고 있다고 해서 반드시 열심히 일한다고 볼 수만은 없다는 점에서 업무 과정을 챙기기보다는 결과에 중점을 둬야 한다. 직원들이 각각 다른 과정을 통해 결과를 도출한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직원 평가에 결과를 중점에 두는 방식은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인가?
▶이제 우리는 모두가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일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가 추구하는 결과가 무엇인지에 초점을 맞추고 직원들이 그 일을 가장 잘 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을 궁리해야 한다.

결과 중심 업무 환경을 갖춘 기업들은 달성할 핵심성과지표(KPI)나 목표치, 성과 측정 방식, 측정 시기에 대해 직원들과 의견을 나눈다. 구체적인 결과 도출 방식은 직원들이 상사와 함께 정한다.

100% 재택을 원하는 사람도, 가끔씩은 출근하는 편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밤 12시부터 새벽 5시까지 일하려 할 수도 있다. 직원들이 각자 자신에게 맞는 최선의 업무 방식을 알고 있다고 믿고 그들의 업무 방식을 존중해야 한다. 직원들이 목표로 삼은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핵심성과지표 목표를 달성하는 한 문제될 것은 없다.

핵심성과지표가 맞게 설정됐다면 다양한 방식으로 일하는 직원들 모두가 훌륭한 팀원들이고, 서로 다른 업무 방식이 개인의 목표는 물론 기업문화에도 도움이 된다는 경영진의 거대한 인식 전환이 중요하다.

-비대면 방식으로 일하는데 개인 성향이 중요한가?
▶사람들의 절반이 내향적이라고 한다면 이들은 외향적인 사람들에 비해 사회적 관계나 접촉을 덜 필요로 하고 주변에 동료가 없을 때 일에 집중도가 높은 편이다. 따라서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확실히 재택근무를 선호하고 회사는 그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반대로 외향적인 사람들은 다른 방식의 일을 선호할 것이다. 또 어떤 사람들은 외향적, 내향적인 성격을 떠나 태생적으로 다른 사람들보다 소음에 더 민감할 수 있다. 즉, 직원 개인이 업무 환경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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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희 기자 ksh15@mt.co.kr, 조철희 기자 samsar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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