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이 찜한 노바백스, '11월 집단면역' 돌파구 될까

김도윤 기자 2021. 4. 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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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노바백스 코로나19(COVID-19) 백신을 직접 언급했다. 그는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 속도가 다른 나라보다 늦다는 세간의 지적에 대한 대응으로 노바백스 백신을 내세웠다.

화이자 등 이미 상용화된 코로나19 백신은 전 세계적인 수급 불확실성 문제로 우리 정부가 원한다고 바로 도입 가능하지 않다. 우리 정부가 가장 많이 확보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은 혈전(혈액응고) 생성 부작용 논란이 거세다.

결국 국내 기업(SK바이오사이언스)이 기술이전을 받고 생산 대기 중인 노바백스 백신에 대한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문 대통령의 노바백스 언급 역시 이 같은 절실함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올 11월 집단면역 형성이란 정부의 목표 달성 여부에 노바백스 백신이 결정적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당장 유럽의약품청(EMA)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노바백스 승인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정부는 노바백스 백신의 도입 및 국내 승인 절차를 간소화하고 조기 공급에 힘을 쏟겠단 방침이다.

13일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정부는 '범부처 백신도입 태스크포스'를 중심으로 백신 공급사와 적극적이고 전방위적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허가, 출하 등 행정절차를 대폭 간소화해 최대한 조기에 백신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노바백스 백신 원부자재 문제 해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 청와대에 주재한 '코로나19 특별방역 점검회의'에서 국내에서 노바백스 백신 생산이 시작됐다며 안정적으로 백신을 공급 받을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밝혔다.

노바백스 백신은 문 대통령이 올해 초 직접 노바백스 대표와 화상회의를 갖고 국내 도입 계획을 밝힌 백신으로 유명하다.

정부는 원부자재 수급 불균형 논란이 제기된 노바백스 백신 국내 생산을 위해 관계부처, SK바이오사이언스, 공급사 등과 협의해 17개 품목에 대한 수급 문제를 해결했다고 강조했다.

본격적인 상업 생산을 위한 행절절차가 원만히 진행될 경우 이르면 오는 6월 노바백스 백신 완제품 출시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생산하는 노바백스 백신을 올 3분기까지 1000만명분(2000만회)을 공급하겠단 계획이다. 국내 코로나19 백신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노바백스 백신을 찜한 셈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미 임상용 노바백스 백신을 생산하고 있다. 생산설비 구축, 원부자재 확보 등 노바백스 백신 상업 생산을 위한 준비를 사실상 마쳤다.

앞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8월 노바백스 백신 위탁생산 계약 이후 원액 생산을 시작했고, 완제품 생산을 위해 지난 2월 기술이전 뒤 설비 추가 작업을 실시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생산량 늘릴 수 있는 노바백스 백신
노바백스 백신은 국내 백신 기업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생산한다. 위탁생산만 담당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달리 기술을 이전받아 직접 생산량 등을 조율할 수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자체적으로 생산량을 늘리는 등 유연한 수급 대응이 가능하단 의미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약 1000억원 규모의 독감(인플루엔자) 백신 생산을 1년간 중단하기로 결정했는데,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 생산에 집중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세계적인 코로나19 백신 공급 불안, 수급 차질 우려 등을 고려해 노바백스 백신 생산량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다.

반면 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 공장에서 생산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 본사의 주문에 따라 생산량이 결정된다. 이 중 일부는 국내 유통하고, 일부는 백신 공동구매·배분 기구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 이하 코백스) 등으로 해외 수출한다.

이 역시 아스트라제네카 본사의 결정에 따르는 사안으로, 수출 물량이나 비중은 공개하지 않는다.

"효능 96%" 하반기 주력 백신은 노바백스
지난 3월 노바백스는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이 임상 3상에서 96% 수준의 예방 효과를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화이자 95%, 모더나 94%, 아스트라제네카 62%보다 높다.

다만 노바백스 백신의 경우 아직 글로벌 사용 허가를 받지 못했다. 이르면 이달 유럽의약품청(EMA), 오는 7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사용 승인 결정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정부는 노바백스 백신의 글로벌 사용 승인 여부를 지켜보며 이를 토대로 국내 허가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코로나19 백신 허가·심사 기간을 기존 6개월에서 40일 이내로 대폭 단축했다.

정부는 노바백스 백신에 대해 허가에 필요한 자료가 제출될 경우 사전검토를 통해 허가절차를 신속히 진행할 계획이다.

일각에서 노바백스 백신이 현재 임상 3상을 진행 중인데다 아직 글로벌 사용 승인 전이란 이유로 안전성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백신 수급 불확실성과 각 백신의 임상 단계를 고려하면 지나친 비판이란 의견도 적지 않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노바백스 백신은 현재 검증을 받고 있는 코로나19 백신으로 지금 안전성 논란은 의미가 없다"며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에 대해선 정부에 선구매 안 했다고 난리를 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까지 노바백스 백신의 안전성 문제나 이상반응 사례가 보고된 바 없다"며 "정부가 (해외 임상 및 규제기관의 사용 승인 여부를 지켜보며) 노바백스 백신 도입을 검토하는 게 왜 문제인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노바백스 백신은 플랫폼 자체가 안정성이 있을 걸로 예상되고, 3상 연구 결과도 좋은 편"이라며 "냉장 보관이라 의원이나 병원에서 접종 가능해 예방접종 속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국내 직접 생산으로 공급에도 여력이 있는 만큼 올 하반기 우리 주력 백신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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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윤 기자 justi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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