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L 서부 재입성한 조시 레딕, 반전 계기 만들까[슬로우볼]

안형준 2021. 4. 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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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레딕이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 다시 입성했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 백스는 4월 13일(한국시간) FA 외야수 조시 레딕과 계약했다.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진입할 경우 연봉 75만 달러를 지급하는 마이너리그 계약이다. 레딕은 애리조나의 대체선수 캠프에 합류해 훈련을 시작한다.

5년만의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복귀다. 지난 2016년 LA 다저스에서 뛴 레딕은 지난 4년을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보냈다. 휴스턴과 계약을 마치고 FA가 된 레딕은 소속팀을 찾지 못한 채 오프시즌을 모두 보냈고 스프링캠프에도 참가하지 못했다. 그리고 시즌이 개막한 후에야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게 됐다.

레딕은 지난해 휴스턴에서 56경기에 출전해 .245/.316/.378, 4홈런 23타점 1도루를 기록했다. 생산성과는 다소 거리가 있던 모습. 이미 34세가 된 만큼 대단한 활약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통산 150개에 가까운 홈런을 기록한 12년 경력의 베테랑임에도 시즌 시작 후에야 팀을 찾게 된데는 이유가 있었다.

전성기는 지났고 하향세도 뚜렷하다. 레딕은 지난해 평균 타구속도가 시속 85.9마일에 그쳤고 강타 비율도 29.3%에 불과했다. 평균 타구속도는 메이저리그 하위 9%, 강타비율은 하위 10%였다. 배럴타구 비율도 4.8%로 하위 24%였고 타구 질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기대가중출루율(xwOBA)은 0.301로 하위 25%였다. 그나마 리그 평균에 비해 삼진이 조금 적고 볼넷이 조금 많았던 것을 제외하면 긍정적인 타격 지표는 거의 없었다.

공격도 공격이지만 수비 지표도 크게 하락했다. 지난해 우익수를 소화하며 DRS(디펜시브 런 세이브) -3을 기록해 커리어 최저 기록을 썼다. 2019년 DRS가 +10이었던 점을 생각하면 급격한 수비력 하락이었다. 베이스볼 서번트가 스탯캐스트 측정을 바탕으로 산출하는 OAA(Outs Above Avg)는 하위 2%, 외야수 점프력 지표는 하위 10%였다. 레딕은 지난해 공수 양면에서 평균을 크게 밑도는 선수였다.

물론 레딕은 전성기에도 리그를 지배하는 수준의 선수는 아니었다. 2006년 드래프트 17라운드에서 보스턴 레드삭스에 지명된 레딕은 상위 라운더가 아니었음에도 마이너리그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TOP 100 유망주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빅리그에서는 대단한 성적을 쓰지 못했다.

보스턴에서 3시즌을 보낸 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로 이적한 레딕은 첫 풀타임 시즌이던 2012년 156경기에서 .242/.305/.463, 32홈런 85타점 11도루를 기록했고 그 해 아메리칸리그 MVP 투표 16위에 올랐다. 그리고 골드글러브도 수상했다. 하지만 이후 8년 동안 단 한 차례 20홈런을 기록했을 뿐 거포의 모습을 보이지도 못했고 단 한 차례 3할 타율을 기록했을 뿐 그리 정교한 타자도 아니었다. 12시즌 동안 통산 1,251경기에 출전해 .263/.322/.428, 144홈런 554타점 61도루를 기록한 레딕은 리그 평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적을 꾸준히 유지하는 선수였다.

1987년생으로 벌써 34세가 된, 대단한 타자였던 적도 없는 레딕이 애리조나에서 큰 반전을 이뤄낼 가능성은 높지 않다. 다만 애리조나는 현재 외야진 상황이 어렵다. 케텔 마르테가 부상으로 이탈했고 팀 로카스트로, 데이빗 페랄타, 콜 칼훈의 주전 외야진은 모두 0.700 미만의 OPS를 기록 중이다. 조시 로하스, 파빈 스미스, 와이엇 매티센, 조시 반메터 등 벤치 멤버 중에서도 생산성 있는 타격을 보여주는 타자는 없다.

레딕이 커리어 최악에 가까웠던 지난해 정도의 성적만 올릴 수 있다면 얼마든지 빅리그 로스터에 진입할 수 있는 상황이다. 노장이라 불릴 나이로 향해가는 레딕이지만 지난시즌이 코로나19로 인해 정상적이지 못한 형태로 치러진 것을 감안하면 올시즌 레딕이 2019년(.275/.319/.409, 14HR 56RBI)에 근접하는 성적을 낼 가능성도 있다.

30대 중반에 접어든 레딕은 커리어를 언제 어떻게 마쳐야 할지에 대한 고민도 해야하는 나이다. 애리조나 유니폼을 입고 다시 생산성 있는 모습을 보인다면 레딕의 커리어는 더 길게 이어질 수도 있다. 레딕 입장에서도 애리조나와 계약은 중요한 기회다.

새 팀을 찾은 레딕이 과연 다시 빅리그 타석에 들어서게 될지, 2021년을 어떤 모습으로 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자료사진=조시 레딕)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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