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갈기'와 '나무심기'를 아시나요..김남국 '펨코 사태'로 보자
여권의 '빅 마우스' 김어준씨는 4.7 재보궐선거 전 유튜브 방송 '다스뵈이다'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2005년 내곡동 땅 측량 참석 의혹을 제시하며 시청자들에게 "오늘 쟁기를 만들어놨다"며 "들고가서 밭을 갈아라"고 했다. 방송 내용을 온라인에 퍼뜨리라는 주문이었다.
김남국 의원의 '펨코 사태'에서도 밭갈기가 키워드가 됐다. 김 의원은 지난 12일 2030 세대 여론 파악을 위해 '펨코'와 소통을 하겠다고 페이스북에 글을 남겼다. 비슷한 시간 김 의원은 친여 성향 커뮤니티 '딴지일보'에 "딴게이(딴지일보 유저) 선배님들께서 말해주신 '펨코'를 비롯해서 여러 커뮤니티 소통창구를 함께하겠다"며 "다들 가입해주세요! 필수입니다!"라고 적었다.
'펨코' 유저들은 뒤집어졌다. "대놓고 밭갈기다"라는 우려섞인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김 의원이 '딴지일보가 지정한' 자신들의 커뮤니티에 "가입하라"며 사실상의 밭갈기 동원령을 내린 게 아니냐는 것이다. 한 유저는 "무시를 하면 저쪽에선 '남국이에게 아무 말도 못한다'고 프레임 걸 것이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여기와서 밭갈기를 시전할 것"이라고 글을 남겼다.
주로 선거 패배 이후 클리앙 등에서 올라오는 친문 지지자들의 '자성론'을 '강경론'으로 덮는 과정을 의미한다. 친야 성향 누리꾼들이 일부러 '강경론' 여론을 부추겨서 자성의 목소리를 잠재운다는 개념이다. '조국 수호' 등을 내세운 강성 지지자들의 목소리가 클 수록 내년 대선에서 민주당이 패배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계산 하에 이뤄지는 작업이다.
지난 9일 '펨코'에 올라온 글 하나를 보면 △비판글 올라오면 '일베' 몰아가기 △반성글 올라오면 "지금은 지지가 필요하지 비판하는 사람은 필요없다" 적어주기 △'문빠'짓 하기 등으로 나무심기 방법이 정리가 돼 있다. 해당 글에는 "민주당이 아니라 언론·검찰 탓이라 해야 한다"는 댓글도 달렸다.
나무심기 양상은 김남국 의원의 '펨코 사태'에도 역시 존재감을 드러냈다. 김 의원의 '펨코' 게시글에는 "소신파랍시고 대통령한테 엇나가는 인간들 정리 좀 하시라. 주군을 버리는 신하들을 국민들이 뭘 믿고 뽑아주나. 아직 레임덕도 아니니까 대통령 임기 끝날때까지 망신 주지 말고 잘 모시라"는 내용의 댓글이 '베스트 댓글'로 올라왔다.
민주당 강경파 여론을 부추기는 듯한 내용의 댓글이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셈이다. 2030 세대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온 김 의원에게 오히려 '여당 강경파'에 가장 가까운 목소리를 베스트 댓글로 제시한, 전형적인 나무심기라는 평가다. 한 커뮤니티 유저는 이를 두고 "김남국 의원 정신 차릴까봐 사상 최초로 현직의원에게 나무심기를 한 것"이라고 글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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