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조종사’ 아들, 美국무부 차관보에 내정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2021. 4. 14. 0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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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엘리엇 강, 2003년부터 군사국 등서 근무
‘공군 창설’ 강호륜 장군이 부친… 외증조부는 임흥순 前 서울시장

미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차관보에 한국계인 엘리엇 강(한국명 강주순·59)이 내정됐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현재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차관보 대행을 맡고 있는 그를 상원 인준이 필요한 차관보에 공식 지명할 예정이라고 백악관이 12일(현지 시각) 밝혔다. 한국계 인사가 연방정부 부처의 차관보에 내정된 것은 지난달 미 법무부 환경·천연자원 담당 차관보에 지명된 토드 김 변호사 이후 두 번째다.

강 내정자는 코넬대 졸업 후 예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펜실베이니아대와 노던일리노이대 등에서 국제안보학 교수로 일했다. 학자 시절 미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와 미 외교협회의 펠로로도 활동했다. 종신직 정교수(tenured professor) 자리를 떠나 지난 2003년 국무부로 옮긴 뒤 정치·군사국과 국제안보·비확산국 등에서 일해 왔다. 핵 문제 담당 부차관보, 위협감축·수출통제·협상 담당 부차관보 등을 지내며 미사일과 재래식 무기 위협 감축, 수출 통제 협력, 미사일 방어와 우주 정책 등을 다뤘다.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올해 1월 20일부터는 공석(空席)인 군비통제·국제안보 담당 차관의 업무도 대행하고 있다.

한국어와 일본어에도 능통한 강 내정자는 국제안보·비확산국 내에서 북한 비핵화를 위한 특별보좌관 역할도 한 적 있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가동될 때 미국 대표단의 선임 비확산 정책 보좌관으로 일해 북핵 문제에도 밝다.

백악관·국무부 자료에 강 내정자의 출생지나 미국으로 이민한 배경 등은 공개돼 있지 않다. 다만 1992년 8월 뉴욕타임스 주말판에 실린 결혼 소식 기사에 따르면 강 내정자는 대한민국 공군 창설의 원로로 6·25전쟁 때 많은 공을 세웠던 고(故) 강호륜 공군 준장의 아들이라고 한다. 강 내정자의 외증조부는 2, 3대 국회의원을 지냈던 임흥순 전 서울시장이다.

강 내정자의 부친인 강호륜 장군은 1948년 9월 한국 공군이 미군으로부터 인수한 10대의 연락기 L-4로 서울 상공을 시위 비행할 때 조종을 맡았던 ‘최초의 조종사 10인’ 중 한 사람이다. 1950년 6·25전쟁이 발발하자 일본으로 건너가 미 공군의 F-51D 전투기를 인수해 왔는데, 단 한 번 비행 훈련을 한 뒤 곧바로 한국에 돌아와 다음 날부터 전장 상공에 출격했다고 한다. 강 장군은 6·25전쟁 기간 동안 낙동강전선 방어작전 등 총 78회 전투에 출격했고, 제10전투비행전대장으로 평양 대공습 등에 참여하며 성공적으로 작전을 이끌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을지무공훈장, 충무무공훈장, 화랑무공훈장을 받았다. 미국이 주는 비행훈장, 공로훈장도 받았다. 전쟁 이후에는 공군본부 인사국장, 작전국장, 감찰감, 공군대학 총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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