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아웃] "우승 허락해줘 고맙다" 마쓰야마 캐디 하야후지, 마스터스 코스에 목례
12일 일본의 마쓰야마 히데키(29)가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 마스터스에서 우승해 그린 재킷을 입던 날, 마쓰야마의 대학 2년 후배인 골프 선수 출신 캐디 하야후지 쇼타도 그 못지않게 유명해졌다.
마스터스 캐디 복장인 상하 흰색의 점프 수트에 초록색 모자를 쓴 하야후지는 18번 홀에서 우승자가 기념으로 가져가는 18번 홀 깃발을 챙겼다. 그리고 핀을 다시 홀에 꽂고는 코스를 향해 모자를 벗어 정중하게 머리를 숙였다. 이 모습을 담은 미국 스포츠 전문채널 ESPN의 트위터 동영상만 하루만에 170만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 중계방송사인 CBS를 비롯해 미 PGA투어 등 다양한 채널이 이 장면을 인상적인 장면으로 다시 소개했다.
“도대체 누구에게 절을 하는 거지?” “일본에는 화장실 신(神)도 있다더니” 처럼 문화 충격을 받았다는 반응과 “멋지다” “경의를 표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같은 반응이 뒤섞이며 많은 댓글이 달렸다. “마스터스 역사에 영원히 남을 장면”이란 평가도 있었다. 일본 골프다이제스트 온라인 사이트인 GDO는 캐디 하야후지의 말을 이렇게 전했다. “처음엔 깃대를 다시 홀에 꽂아야 하는 건지, 그냥 바닥에 놓고 오면 되는 건지 고민을 하다 다시 꽂았다. 단지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어 코스를 향해 머리를 숙였을 뿐이다.” 모든 사물에 신이 깃들어 있다는 생각이 강한 일본에선 라운드 전후 이렇게 코스를 향해 ‘좋은 라운드가 되도록 해달라’ ‘좋은 라운드를 해서 고맙다’며 인사하는 선수와 캐디가 적지 않다.
캐디 하야후지는 고치현의 메이토쿠 기주쿠 고등학교 선배인 마쓰야마를 따라 일본 센다이 도호쿠후쿠시 대학교까지 함께 다닌 후배다. 일본아마추어선수권에도 출전했던 엘리트 선수 출신으로 중국 투어에서도 뛰었지만, 2년 전부터 마쓰야마의 전담 캐디가 됐다. 마쓰야마와 함께 일군 첫 우승이 마스터스여서 상금 207만달러(약 23억원)의 10%인 20만7000달러(약 2억3000만원)가량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마스터스 우승자가 그린 재킷을 받는 것처럼 우승자의 캐디에게도 특전이 있다. 자신이 입었던 캐디복을 기념으로 갖고 싶다고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 편지로 요청하면 몇 주 후 소포로 보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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