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날기 위해.. 오늘도 먼지 속에서 꿈을 꿉니다
여행업 실직 3인의 코로나 생존기.. "버티고 버틸겁니다"
코로나19로 전 세계 여행업계가 큰 타격을 맞은 가운데 여행사 사람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여행은 사람들에게 행복한 추억을 주던 일”
태국에서 16년간 여행사를 하던 이지훈(45)씨는 코로나가 터지자 폐업한 후 가족만 남겨둔 채 혼자 지난해 7월 귀국했다. 20년이 넘게 떠나 있었기에 오기 싫은 마음보다 두려움이 더 컸다. 도와줄 사람 하나 없는 귀국 비행기 안이 이씨는 무서웠다고 했다. 살아남아야 했다. 어렵게 지하주차장 안내용 기둥 제작 업체에 취직한 이씨는 지난 8개월간 휴일도 없이 일했다. 새벽 4시에 일어나 오후 6시까지 일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면 식사를 마치기 무섭게 쓰러져 잠이 들었다. 매일 통화하던 가족 생각에 혼자 떨어져 일하고 있는 현실에 눈물을 흘릴 때도 있었다. 하지만 “여행은 사람들에게 행복한 추억을 주는 일”이라며 이 씨는 코로나가 끝나고 가족들에게 돌아갈 날을 기다리고 있다.
“코로나가 끝나도 여행 산업은 언제 풀릴까 의문”
10년 넘게 일하던 여행사를 코로나 때문에 그만둔 이한빈(가명·46)씨는 햄버거 가게, 정육점, 캠핑카 제작업체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전전하고 있다. 전 세계를 돌며 새로운 여행상품을 만들던 이씨는 코로나가 터지자 모든 일이 물거품이 되었다.
회사가 8개월을 특별 고용유지 지원금으로 버텼지만, 코로나가 끝나지 않자 직원들과 함께 자진해서 실업급여를 받는 쪽을 선택했다. 길어야 1년으로 생각했지만, 이씨는 지금도 실업 급여와 아르바이트로 버티고 있다. 이씨는 “백신으로 코로나가 끝나도 여행 산업이 언제 풀릴지 모르겠다”면서도 “어차피 돌아가야 할 곳은 여행업”이라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고 했다.
“버티고 버텨서 다시 돌아갈 것”
히말라야 산맥 주변 여행지를 개척하던 이철민(33)씨는 지난해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석 달 넘게 일 없이 사무실 출근만 했다. 고용유지 지원금으로 버티던 그는 결국 각종 아르바이트, 대리운전 등을 하며 생계를 유지하다가 요즘 소규모 물류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서른이 넘어 부모님께 손 벌릴 때가 너무 힘들다”는 이씨는 “경험을 함께 공유하고 추억을 남기는 것이 여행”이라며 “끝까지 버티고 버텨서 다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한국관광협회중앙회가 발표한 ’2020년 4분기 관광사업체 현황'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한 국내외 여행사는 636개다. 2만2000개가 넘는 전체 업체 중 2.9% 정도밖에 안 되는 수치다. 통계에 나와 있듯 대부분의 여행사 매출이 ‘제로’에 가까운데도 휴업이나 현상유지를 하고 있다. 공사장에서 막노동, 배달, 택배 승하차 아르바이트, 대리운전 등을 하면서도 다시 돌아갈 내 자리, 내 진짜 직업을 위해 “오늘도 버틴다”는 이들이 환한 미소를 짓는 이유는 그 ‘희망'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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