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네·카 콘텐츠 전쟁..이제 미국에서 맞붙는다

오대석 2021. 4. 14.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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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시장 보폭 넓히는 카카오
웹툰·웹소설 플랫폼 인수추진
시장1위 네이버에 도전장 던져
美만화시장 규모 일본이어 2위
영상 포함땐 시장규모 훨씬 커
동남아에서도 불꽃튀는 인수전
국내 양대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한국과 일본에 이어 미국으로까지 콘텐츠 경쟁을 확대하고 있다. 웹툰, 웹소설, 영상까지 전방위적인 맞대결이 예상된다. 양사는 올해 들어 전략적 요충지로 꼽히는 북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연이어 인수와 투자를 추진하는 등 '쩐의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 시장은 만화 규모로만 세계 2위, 종합 콘텐츠로는 세계 최대 시장으로 꼽힌다.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최근 북미 최초 웹툰 플랫폼 타파스와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의 경영권 인수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서비스 운영사인 타파스미디어와 래디쉬미디어에 투자해 지분을 갖고 있지만, 북미 시장 공략의 고삐를 바짝 죄기 위해 직접 경영권까지 손에 넣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타파스미디어가 운영하는 북미 웹툰 플랫폼 타파스는 지난해 말 기준 월 이용자 수(MAU)가 300만명이 넘는다. 작품 8만여 종과 원천 지식재산권(IP) 80개를 보유하고 있다. 창업자인 김창원 대표는 블로그 서비스 업체 태터앤컴퍼니 공동대표를 맡았으며 2008년 이를 구글에 매각한 뒤 구글 본사에서 일했다. 2012년 타파스미디어를 창업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타파스미디어 지분을 40.4%까지 크게 늘리며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아직 경영권을 갖지는 못했다.

래디쉬미디어가 운영하는 미국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는 지난해 매출 220억원을 기록했다. 1년 사이 매출이 10배 증가했다. 전체 매출의 90%가 자체 제작 콘텐츠에서 나오고 있다. MAU는 100만명으로 알려졌다. 2016년 이승윤 대표가 창업했다. 지난해 7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전신인 카카오페이지가 322억원을 투자했으며 현재 지분 13.16%를 보유하고 있다.

타파스미디어와 래디쉬미디어의 인수 추진은 북미 콘텐츠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정지 작업이다. 웹툰은 타파스, 웹소설은 래디쉬를 통해 카카오페이지의 원천 IP를 쏟아내겠다는 전략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현재 웹소설과 웹툰 등 원천 IP 약 8500개를 확보했다. 카카오의 북미 진출이 가시화되면서 네이버와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북미 시장은 모든 콘텐츠 기업에 글로벌 성장을 위한 주요 전략 거점이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회사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 따르면 디지털과 종이를 포함한 미국 만화시 장은 지난해 1조3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일본에 이어 세계 2위다. 하지만 여기에는 애니메이션, 드라마, 영화 같은 영상화 수익은 포함되지 않았다. 영상까지 포함하면 시장 규모는 훨씬 커진다. 콘텐츠 산업의 중심인 미국을 기반으로 다른 국가로 진출하는 데 유리한 고지도 점할 수 있다.

북미에선 네이버가 시장을 선점하며 앞서 나가고 있다. 네이버는 북미를 포함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웹툰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으며, 전 세계 MAU 7200만명을 돌파한 자체 웹툰 플랫폼으로 북미 시장에서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6500억원에 인수했다. 왓패드는 한 달에 9000만명이 이용하는 세계 최대 규모 플랫폼이다. 이어 2월에는 또 다른 웹툰 플랫폼 태피툰을 운영하는 콘텐츠퍼스트에 334억원을 투자하며 최대주주(지분율 25%)로 등극했다.

하지만 카카오가 현지 플랫폼을 확보해 본격적으로 뛰어들면 무시할 수 없는 경쟁자가 될 수 있다. 세계 최대 만화 시장인 일본에서는 후발 주자였던 카카오가 자회사 카카오재팬의 콘텐츠 플랫폼 '픽코마'를 앞세워 라인망가(네이버의 일본 웹툰 서비스)를 제치고 매출 1위로 올라섰다.

향후 네이버와 카카오 간 콘텐츠 경쟁은 미국뿐 아니라 동남아시아로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동남아 최대국인 인도네시아 시장이 관건으로 꼽힌다. 네이버는 최근 인도네시아 최대 종합 미디어 기업 '엘랑 마코타 테크놀로지'에 1억5000만달러(약 1678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2018년 인도네시아 웹툰·웹소설 플랫폼 기업인 '네오바자르'를 인수했다.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트래픽 면에서, 카카오는 전략적 작품을 육성해 수익화하는 측면에서 각각 강점이 있다"며 "한국과 일본에 이어 미국과 동남아에서도 웹소설, 웹툰, 영상까지 이어지는 콘텐츠 전면전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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