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 저도 싫다"..남미 대선서 존재감 과시한 '무효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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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시장주의자 기예르모 라소가 승리한 지난 11일(현지시간) 남미 에콰도르의 대통령 선거에선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무효표가 나왔다.
170만 명 넘는 유권자들이 던진 무효표는 예상을 빗나간 대선 결과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에콰도르 국가선거위원회(CNE) 웹사이트에 따르면 대선 개표가 99.64% 완료된 13일(현지시간) 현재 전체 투표자의 16.25%인 175만7천여 명이 무효표를 던진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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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친시장주의자 기예르모 라소가 승리한 지난 11일(현지시간) 남미 에콰도르의 대통령 선거에선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무효표가 나왔다.
170만 명 넘는 유권자들이 던진 무효표는 예상을 빗나간 대선 결과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에콰도르 국가선거위원회(CNE) 웹사이트에 따르면 대선 개표가 99.64% 완료된 13일(현지시간) 현재 전체 투표자의 16.25%인 175만7천여 명이 무효표를 던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에콰도르 선거의 평균 무효표 비율인 9%를 훨씬 뛰어넘어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지금까지 무효표가 가장 많이 나왔던 대선은 2006년 대선으로, 전체의 11.8%가 무효표였다.
급증한 무효표의 뒤에는 원주민 환경운동가 야쿠 페레스(52)가 있다.
대선 후보로 뛰었던 페레스는 지난 2월 1차 투표에서 19% 이상 득표하는 깜짝 선전을 펼쳤다. 그러나 라소와의 소수점 접전 끝에 결국 3위로 밀려나 1, 2위가 맞붙는 결선 진출엔 실패했다.
당시 페레스는 개표 부정 의혹을 제기하며 재검표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후 페레스는 1차 투표 1위였던 사회주의 경제학자 안드레스 아라우스와 2위 라소 가운데 한 명에 지지 선언을 하는 대신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결선에서 무효표를 행사하라고 촉구했다.
의무투표제를 채택한 에콰도르에선 투표를 하지 않으면 벌금을 내야 하니 일단 투표소에 가서 무효표로 의사를 표시하라는 것이다.
페레스로서는 1차 투표 불복 의미도 있지만, 아라우스나 라소 누구도 지지하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기도 했다. 페레스는 이념적으로 좌파에 가까우나 라파엘 코레아 전 대통령을 계승하는 아라우스에도 반대했다.
에콰도르 대선 결선투표에선 무효표의 수가 두 후보가 받은 표보다 많으면 선거 자체가 무효가 된다.
원주민들을 중심으로 한 페레스 지지자들이 던진 170만 표 넘는 무효표는 이번 선거를 무효화하기엔 역부족이었으나, 좌파 성향 유권자들의 표를 분산시키며 라소의 역전승에는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로이터통신은 "페레스가 이끈 무효표 운동이 라소의 예상치 못한 승리를 도왔을 수도 있다"고 표현했다.
같은 날 치러진 이웃 페루의 대선에서도 '침묵'으로 의사를 표시한 유권자들이 많았다.
개표율 95.9%인 13일 현재 무효표는 전체의 5.17%, 기표란을 빈칸으로 남겨둔 투표용지는 12.41%로 집계됐다. 예년보다 소폭 증가한 것이라고 현지 매체 페루21은 전했다.
벌금을 감수하고 아예 투표소를 찾지 않은 유권자의 비율도 27.7%로 이전 선거보다 높았다. 페루 역시 의무투표제다.
페루 일간 엘코메르시오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투표율이 가장 낮았던 전국 단위 선거는 2018년 국민투표로, 25.8%가 투표에 불참했다. 5년 전 대선의 불참률은 17.1%였다.
상대적으로 낮은 이번 투표율은 무엇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악화 때문이기도 하지만, 18명의 후보 중 누구도 뽑고 싶지 않다는 의사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페루 일간 라레푸블리카와 여론조사기관 IEP의 대선 전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28%가 아무도 뽑지 않겠다고 답했고, 어떤 후보의 지지율도 10%를 넘지 못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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