吳 "신속 진단키트 허가를".. 정부 "방역혼선"

김아진 기자 2021. 4. 14. 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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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시장·文정부 첫 만남은 충돌

오세훈 서울시장이 13일 4·7 보궐선거 승리 후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무회의에 처음으로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코로나 방역, 부동산 정책 등을 놓고 오 시장과 현 정부 장관들 간에 ‘기 싸움'이 벌어졌다.

청와대는 이날 이례적으로 오 시장과 관련한 국무회의 발언을 공개했다. 통상 문 대통령의 모두 발언과 국무회의 주요 내용 등에 대한 부대변인 서면 브리핑만 공개되는데, 이날은 처음으로 화상 회의에 참석한 오 시장에게 관심이 쏠리자 이 같은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

“국무회의 참석 환영합니다” -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정부서울청사를 연결한 화면에 오세훈 서울시장이 보인다. /연합뉴스

오 시장은 회의 말미 발언권을 얻었다. 오 시장은 “현장의 절박한 목소리를 대통령님과 각 부처 장관님들께 가감 없이 전달해 같이 풀어 나가도록 하겠다”면서 코로나 방역 문제를 꺼냈다. 그는 정부의 밤 10시 영업 제한 방침 때문에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애로가 많다며 “방역 체계를 그대로 유지하기 버겁다. 새로운 시도, 아이디어로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한다”고 했다. 오 시장은 국무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방역 현장에 새로운 시도와 아이디어가 절실히 필요하다”며 “신속 진단 키트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고 했다. 이어 “해외에서 이미 검증된 간이 진단 키트를 즉시 활용하면 방역 수준을 유지하면서도 우리 학생들의 대면 수업 정상화를 향한 보다 나은 여건 마련은 물론 학부모님들 걱정 또한 한층 더 덜어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오 시장은 또 “정부의 방역 지침을 충실히 이행해온 종교 시설의 경우에도 국민들의 더 많은 종교 활동 기회를 보장할 수 있다”며 “생계형 서비스업을 대표하는 음식점업, 소매업 등의 영업 기본권도 더 보장할 수 있다”고 했다. 오 시장은 당선 직후 자가 진단 키트를 활용해 유흥업소 등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제한을 완화하자는 ‘오세훈표 상생 방역’ 구상을 밝혔다.

하지만 관계 부처 장관들은 오 시장 의견에 사실상 반대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자가 진단 키트는 신속성이 장점이지만 양성자가 음성으로 나올 수 있다”며 “유흥 시설이나 식당 등에서 자가 진단 키트를 쓸 수 있는지는 전문가와 협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도 “부작용을 충분히 염두에 둬야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과 가까운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방자치단체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낼 경우 중대본과 협의해 달라”며 “협의를 거치지 않으면 방역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오 시장은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서도 “부동산 공시가격 상승에 따라 급격히 증가하는 국민들의 세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서는 관련 법령의 개정과 국토부의 제도 개선 등이 필요하다”며 “공동주택 가격 결정 과정에 지방자치단체가 권한을 갖고 참여할 수 있도록 대통령님과 관계 장관님들의 관심과 협력을 요청드린다”고 했다. 그러자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나서서 “공시가격은 일부 지자체가 잘못 산정됐다고 문제 제기를 했지만 부동산가격공시법에 따라 한국부동산원이 1421만호 전수조사를 통해 산정한 가격”이라며 “일부 지자체의 문제 제기가 잘못된 사실관계에 근거한 것이 많았다”고 했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역시 “2019년 9월 시도별로 결정권을 지자체로 이관하는 내용의 공시지가 관련 법률 개정안을 논의한 적이 있는데, 서울·경기·제주만 찬성하고 다른 지자체는 모두 반대했다”고 했다.

오 시장과 장관들 간의 토론을 들은 뒤 문 대통령은 “코로나 방역이든 부동산 문제든 서울시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서울에서부터 문제를 해결해야 전국적 해결이 가능한 만큼 충분한 소통으로 각 부처와 서울시가 같은 입장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했다. 하지만 방역 당국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자가 검사 키트 활용을 전제로 유흥업소나 다중이용시설 방역 조치 완화는 현재로서는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며 오 시장의 제안을 사실상 거부했다. 반면 의사 출신인 민주당 신현영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오 시장 방역 구상을 “제가 주장했던 내용”이라고 긍정 평가하면서 “초선이라 힘이 없던 것인지 민주당에서 활용되지 못한 정책이 국민의힘에서 채택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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