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변이 對 접종의 경주

김민철 논설위원 2021. 4. 14.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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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로이터=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완화 첫날인 12일(현지시간) 수도 런던의 번화가인 소호 거리에서 시민들이 축배를 들며 파티를 즐기고 있다. 영국은 이날부터 코로나19 봉쇄 조처를 완화해 이발관·미장원 등 비필수 영업장이 문을 다시 열었다. 식당과 펍의 실외 영업도 허용됐다.

영국이 12일 고위험군과 50대 이상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 백신 1차 접종을 마쳤다. 영국 성인의 58.5%인 3219만명이 한 차례 이상 백신을 맞은 것이다. 2차 접종까지 마친 사람도 765만명에 달했다. 영국의 코로나 사망자는 지난 1월 변이 바이러스가 창궐했을 때 하루 1820명까지 치솟았지만 지난 11일 7명으로 극적 감소를 보였다. 영국 정부는 봉쇄 조치를 완화하고 경제활동 재개를 본격화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영국이 변이 바이러스와 경주에서 승기를 잡은 것”이라고 평했다.

▶세계적으로 변이 바이러스와 대량 접종 간의 경주가 진행 중이다. 삶과 죽음, 일상과 속박 사이의 레이스다. 이스라엘에 이어 영국도 승기를 잡았지만 대부분의 국가는 변이 바이러스에 밀리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인 4차 대유행은 변이 바이러스가 주도하고 있다. 미국은 현재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하루 400만명까지 접종하며 피치를 올리고 있지만 미시간·미네소타주 등 북부에서 뉴욕 변이 등의 세 확산이 만만치 않다.

'만물상' 삽입

▶백신의 효과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감염을 예방하는 효과와 코로나에 걸리더라도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를 줄이는 효과다. 화이자·모더나·아스트라제네카(AZ) 등 기존 백신들은 모두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초기 바이러스에 대항해 만든 것이다. 그런데 변이는 바이러스의 특성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바이러스는 새로운 변이를 일으키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하면 감염 예방 효과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변이 바이러스가 퍼지는 속도보다 빨리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 속도 싸움이다.

▶일단 확보한 백신은 최대한 빨리 접종해야 한다. 기존 백신이 변이에 대한 감염 예방 효과는 떨어질 수 있지만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를 줄이는 효과는 있다. 미국 코로나 사망자 수도 지난 1월 3000명대에서 최근 800~900명대로 큰 폭 감소했다. 현재 백신을 무용지물로 만들 정도로 심각한 변이가 출현하기 전에 백신 접종을 서둘러야 한다.

▶우리나라에는 영국·남아공·브라질 등 세 가지 변이가 들어와 있다. 우리는 백신이 태부족해 변이와 경주를 펼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접종률 2.4%로 막 스타트 라인을 떠난 정도다. 지금과 같은 접종 속도로는 언제 변이 바이러스를 따라잡고 역전할지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 백신 공급만 충분하면 얼마든지 스퍼트할 수 있는 체력과 능력을 갖고 있는데 안타까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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