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기관 7곳은 여성 고위급 0명

최종석 기자 2021. 4. 14.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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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8일 출범 40년 만에 첫 여성 고위 공무원(국장급 이상)을 임명하면서 ‘유리 천장'을 깨뜨렸다. 하지만 고위 공무원 자리가 있는 48개 부처와 정부 기관 가운데 7곳은 여전히 여성 고위 공무원이 없는 상태다. 유리 천장은 여성의 고위직 승진을 막는 보이지 않는 장벽을 뜻한다.

13일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여성 고위 공무원이 없는 부처는 국토교통부, 중소벤처기업부, 방송통신위원회, 조달청, 소방청, 새만금개발청,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등7곳이다. 이 가운데 방송통신위원회와 새만금개발청, 소방청 등 3곳은 출범 이후 여성 고위 공무원을 배출한 적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소방청은 고위 공무원 자리가 1개뿐이다.

국토부는 김진숙 전 행복청장이 지난해 한국도로공사 사장에 임명된 이후 명맥이 끊겼다. 중기부는 2019년 인사 교류로 첫 여성 국장이 탄생했지만 이를 이어가지 못했다. 조달청은 장경순 전 차장이 2019년 퇴임하면서 여성 고위 공무원이 0명이 됐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여성 고위 공무원이 나오려면 여성 사무관(5급)·서기관(4급) 인력 풀이 있어야 하는데 과거에 여성 사무관들이 선호하지 않았던 경제 부처나 출범한 지 얼마 안 된 부처들은 숫자를 늘리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공정위의 경우 1981년 출범했는데 16년 만인 1997년에야 첫 여성 사무관이 들어왔고, 24년이 지나 최근 고위 공무원으로 승진했다.

여성 고위 공무원이 0명인 중앙부처는2017년 13곳, 2018년 12곳, 2019년 10곳으로 감소 추세긴 하다. 여성 고위 공무원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7년 98명, 2018년 102명, 2019년 122명이었고 지난해에는 132명으로 집계됐다.

문재인 정부는 국정 과제로 “2022년까지 고위 공무원 10명 중 1명은 여성으로 채우겠다”고 했지만 목표 달성은 어려워 보인다.

작년 말 기준 여성 고위 공무원 비중은 8.5%(전체 고위 공무원 1544명 중 132명)에 그친다. 정부는 올해 부처 간 인사 교류 등을 통해 9.6%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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