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의 맛과 섬] [56] 제주 ‘몸국’

김준 전남대 학술연구교수 2021. 4. 14.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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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서는 모자반을 ‘ᄆᆞᆷ’이라고 부른다. 대구에서는 ‘마재기’, 목포나 진도에서 ‘몰’이라 한다. 갈조류인 모자반은 우리나라에 20여 종에 이르지만 ‘참모자반’만 먹고 있다. 제주 참모자반은 미역, 톳, 우뭇가사리와 함께 제주 해녀들의 소득원이자 토속음식 재료였다. 모자반을 돼지고기를 삶은 육수에 넣어 끓인 국이 제주음식 ‘ᄆᆞᆷ국’이다. /김준 광주전남연구원 책임연구위원

제주도에서는 모자반을 ‘ᄆᆞᆷ’이라고 부른다. 대구에서는 ‘마재기’, 목포나 진도에서 ‘몰’이라 한다. 갈조류인 모자반은 우리나라에 20여 종에 이르지만 ‘참모자반’만 먹고 있다. 제주 참모자반은 미역, 톳, 우뭇가사리와 함께 제주 해녀들의 소득원이자 토속 음식 재료였다. 모자반은 바다에서 자라는 해조류로 해중림을 이루어 물고기의 서식처이자 산란장이었다. 특히 청어는 모자반에 산란을 했다.

제주도에서는 모자반을 ‘ᄆᆞᆷ’이라고 부른다. 대구에서는 ‘마재기’, 목포나 진도에서 ‘몰’이라 한다. 갈조류인 모자반은 우리나라에 20여 종에 이르지만 ‘참모자반’만 먹고 있다. 제주 참모자반은 미역, 톳, 우뭇가사리와 함께 제주 해녀들의 소득원이자 토속음식 재료였다. 모자반을 돼지고기를 삶은 육수에 넣어 끓인 국이 제주음식 ‘ᄆᆞᆷ국’이다. /김준 광주전남연구원 책임연구위원

모자반을 돼지고기를 삶은 육수에 넣어 끓인 국이 제주 음식 ‘ᄆᆞᆷ국’<<b>사진>이다. 돼지는 제주에서 특별한 가축이다. 척박한 화산토에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거름을 만들어 주는 것이 돼지였다. 기쁜 일이나 슬픈 일, 명절이나 대소사에는 손님맞이를 하는 것도 돼지다. 특별한 일 아니면 돼지고기를 맛볼 수 없었다. 이렇게 추렴해서 잡은 돼지로 돔베고기, 됫괴기적, 괴기반, 수애 등 전통 음식을 만들었다. ᄆᆞᆷ국은 이 과정을 거친 후 남은 육수를 이용한다.

돼지를 삶은 물에 내장과 순대마저 삶아내고 다시 펄펄 끓으면 모자반을 넣었다. 요즘 제주 식당에서 파는 ᄆᆞᆷ국은 맑지만 옛날 ᄆᆞᆷ국은 메밀 가루를 넣어 걸쭉하다. ᄆᆞᆷ국만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요즘 제주 우도에서는 ᄆᆞᆷ국을 끓일 때 먼저 돼지뼈를 찬물에 담가 핏물을 뺀다. 그리고 마른 모자반을 물에 불려 놓는다. 뼈에서 핏물이 제거되면 뼈를 넣고 푹 삶는다. 그렇게 대여섯 시간은 삶아야 한다. 그리고 뼈에 붙어 있는 살을 뜯어낸다. 육수가 충분히 끓으면 모자반, 마늘, 생강 그리고 순대 등을 넣는다. 다시 끓어오르면 메밀 가루를 넣고 골고루 저어준다. 마지막으로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지난해 우도신문 ‘달그리안’ 겨울호에 소개된 ᄆᆞᆷ국 조리법이다.

이제 제주 ᄆᆞᆷ국은 식당에서 여행객들에게 내주는 음식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래서 제주 바다에서 나는 모자반으로는 부족하다. 예전처럼 많이 자라지도 않는다. 육지에서 양식한 모자반이 바다를 건너오고 있다. 모자반은 ᄆᆞᆷ국만 아니라 통영 물메기탕이나 거제 대구탕에도 고명처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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