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로 재탄생한 김홍도의 '무동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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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 김홍도(1745∼?)의 '단원풍속도첩(檀園風俗圖帖)'은 뮤지컬, 소설, 연극 등 여러 예술작품의 모티브가 돼왔다.
도첩에 실린 그림 중 '무동도'는 정물이지만 역동성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이 작품을 만든 정형일 안무가는 "풍각쟁이들의 연주와 무동의 춤이 살아 움직이는 듯 생동감 넘치게 표현된 그림을 보면서 자유로움과 해방감에서 나오는 본능적 표현을 생각하게 됐다"며 "엄격히 학습된 정통발레에서 벗어나 춤이라는 본질을 드러내고자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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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발레 벗어나 해방감 표현
200여 년간 그림 속에 갇혔던 흥겨운 춤판이 현대로 소환됐다. 10, 11일 국립중앙박물관은 무동도를 소재로 ‘The Line of Scene’ 발레 공연을 열었다. 이 작품을 만든 정형일 안무가는 “풍각쟁이들의 연주와 무동의 춤이 살아 움직이는 듯 생동감 넘치게 표현된 그림을 보면서 자유로움과 해방감에서 나오는 본능적 표현을 생각하게 됐다”며 “엄격히 학습된 정통발레에서 벗어나 춤이라는 본질을 드러내고자 했다”고 말했다. 작품은 2019년 안산문화재단의 ‘댄싱키즈’ 공연에서 초연됐다.
정 안무가의 말처럼 작품은 무용수의 선이 특히 돋보인다. 배경과 소품은 최소한으로 줄이고, 신체 하나만으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김홍도가 배경을 생략하고 등장인물들이 취하는 자세와 동작에만 집중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또 공연 중간에 정지 동작이 많은데 이는 한 번에 이어지지 않는 붓 터치를 연상시킨다.
연출도 눈여겨볼 만하다. 오프닝은 샤막(무대 전면에 설치되는 반투명의 막) 뒤에서 무용수 아홉 명이 춤을 춘다. 약 20초 뒤 샤막이 걷히는데, 마치 그림 속 주인공이 살아나 춤을 추는 듯하다. 오프닝 음악인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의 바이올린 피치카토(현을 손가락으로 뜯어 음을 내는 방법) 편곡은 가야금 연주 소리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 무용수들의 의상은 먹물을 떨어뜨린 한지를 상상케 한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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