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바이든 "美 주도 공급 재편".. 우리도 반도체 국가전략 세워야

2021. 4. 13.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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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반도체 패권 전쟁이 불붙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그제 삼성전자 등 19개 글로벌기업 대표가 참석한 '반도체 화상회의'에서 반도체를 인프라라고 규정했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을 미국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선언이다.

미국이 반도체 공급을 국가안보 차원에서 본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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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열린 ‘반도체 화상회의’ 도중 반도체 웨이퍼를 들어 보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모든 것은 인프라”라며 반도체 분야의 대규모 투자 필요성을 역설했다. 워싱턴=AP연합뉴스
세계 반도체 패권 전쟁이 불붙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그제 삼성전자 등 19개 글로벌기업 대표가 참석한 ‘반도체 화상회의’에서 반도체를 인프라라고 규정했다. “중국공산당이 반도체 공급망을 재편하고 지배하려는 공격적 계획을 갖고 있다”는 상·하원의원들의 서한을 언급하며 “우리는 다시 세계를 주도할 것”이라고도 했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을 미국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선언이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회의를 주재한 것도 의미심장하다. 미국이 반도체 공급을 국가안보 차원에서 본다는 뜻이다.

미국은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봉쇄하고 자국 내 독자 공급체제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경쟁력 확보가 기업에 달려 있다”며 미국 내 반도체 투자를 종용했다. 미국의 인텔은 지난달 200억달러를 들여 애리조나주에 파운드리(위탁제조) 공장을 세우겠다고 밝힌 데 이어 “6∼9개월 내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하겠다”고 화답했다. 삼성전자도 텍사스주 오스틴에 170억달러 규모의 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반도체 화상회의 개최는 올 들어 자동차 수요가 예상외로 빨리 회복되면서 반도체 공급 대란이 벌어진 것을 배경으로 한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분야가 차량용 반도체다. 차량용 반도체는 주로 대만 TSMC 같은 파운드리 업체가 글로벌 공급을 전담해왔는데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생산라인을 대거 축소했다. GM·포드 등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이 공장을 멈춘 지 오래다. 국내에서도 현대차 울산공장에 이어 아산공장이 휴업에 들어갔다.

문재인정부는 반도체 패권경쟁을 ‘강 건너 불구경한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차량용 반도체 품귀현상이 발생한 지 넉 달이 지나서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반도체 기업 대표들을 불러 모아 회의를 했다. 대표들이 각종 규제 완화, 용수·전력 등 인프라 지원, 세액공제 확대 등을 건의했지만 정부는 난색을 표했다. 매출액 대비 지원금이 인텔 등 미국업체는 2∼4% 수준인데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0.6∼0.8%에 불과하다. 이러고도 반도체 강국 지위를 유지하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반도체마저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진다면 한국 경제는 몰락의 길에 들어설 게 뻔하다. 이제라도 정부는 기업과 함께 힘을 모아 반도체 국가전략을 세워 글로벌 경쟁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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