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맘 졸였던 고영표 "'제발, 제발' 그랬죠"

권혁진 2021. 4. 13.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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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의 정규이닝 공격이 가장 길게 느껴졌던 이는 KT 위즈 선발 투수 고영표일 것이다.

6이닝 3실점으로 잘 버틴 뒤 마운드를 내려간 고영표는 팀이 마지막 이닝 아웃 카운트 3개만 무사히 잡으면 2018년 10월10일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916일 만에 승리 투수로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안타 한 방이면 고영표와 KT 승리 모두 날아가는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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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전 6이닝 3실점으로 916일 만에 승리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신한은행 SOL 2021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경기, 6회말 위기를 1실점으로 막아낸 KT 선발 고영표가 밝은 표정으로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2021.04.13.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혁진 기자 = 두산 베어스의 정규이닝 공격이 가장 길게 느껴졌던 이는 KT 위즈 선발 투수 고영표일 것이다.

KT는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쏠 KBO리그 두산전 마지막 수비를 앞두고 8-4로 앞섰다.

6이닝 3실점으로 잘 버틴 뒤 마운드를 내려간 고영표는 팀이 마지막 이닝 아웃 카운트 3개만 무사히 잡으면 2018년 10월10일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916일 만에 승리 투수로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9회말 두산의 공격은 고영표의 기대와 정반대로 흘러갔다. 두산 타자들은 김민수에 이어 김재윤마저 공략에 성공, 1점차까지 추격했다.

계속된 2사 2,3루에 타석에 선 이는 4번타자 김재환. 안타 한 방이면 고영표와 KT 승리 모두 날아가는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김재환이 친 공은 우측 외야 깊은 곳으로 힘차게 뻗어나갔다. 전진수비를 하던 조용호가 공을 향해 전력 질주했다. 결과는 뜬공 아웃. KT의 8-7 신승이었다.

초조하게 지켜보던 고영표는 그제야 환한 미소를 지었다.

경기 후 만난 고영표는 "'잡을 수 있을까, 넘어가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발, 제발'을 외쳤다. 공을 잡았을 때 승리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고 숨 가빴던 순간을 떠올렸다.

최근 슬럼프 조짐을 보이던 타자들은 대량 득점으로 고영표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베테랑 박경수는 3-2로 앞선 4회초 만루 홈런으로 5점차 리드를 선사했다.

"1명만 뽑기엔 고마운 선수가 너무 많다"는 고영표는 "다들 잘해줬지만 특히 경수형에게 감사하다.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는데 장타를 쳐주셨다"고 고마워했다.

사회복무요원으로 두 시즌 간 공백기를 가졌던 고영표는 지난해 말 팀에 합류했다.이후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통해 이강철 감독의 신임을 얻었고, 그 결과 당당히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차지했다.

고영표는 직구와 주무기인 체인지업, 겨우내 공을 들였던 커브를 적절히 섞어 두산 타자들을 요리했다. 특히 좌우 타자를 가리지 않는 체인지업이 위력적이었다.

고영표는 "직구처럼 오다가 변하니깐 큰 두려움은 없다. 가운데를 보고 편하게 던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커브 비율이 좀 떨어졌는데 (장)성우형과 대화를 통해 호흡을 맞춰가면서 조절할 생각"이라고 보탰다.

2020 도쿄올림픽을 향한 포부도 내비쳤다. 고영표는 "선수라면 당연히 나가고 싶다. 팀에서 역할을 잘하고 있으면 대표팀 코칭스태프께서 불러주시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웃었다.

고영표 승리의 최고 도우미가 된 박경수는 만루홈런 상황에 대해 "확실히 분위기를 가져오기 위해 몸쪽 직구를 노리고 들어섰다. 바람이 많이 불어서 안 넘어갈 줄 알았는데 홈런으로 이어졌다"고 소개했다.

두 선수가 경기를 주도해 준 덕분에 KT는 두산을 잡고 4연패를 끊었다. 이강철 KT 감독은 "선임들이 기회를 살려줘 이길 수 있었다. 오늘을 계기로 다시 올라가겠다"고 다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jkw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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