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히트 사야하나 팔아야하나

고득관 2021. 4. 13.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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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묘하게 타이밍이 딱 맞아떨어졌다.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빅히트가 저스틴 비버, 아리아나 그란데의 소속사 이타카 인수를 위해 추진 중인 유상증자에 참여하려면 오는 15일까지 이 회사 주식을 사야 한다. 그런데 지난해 10월 상장 이후 6개월 보호예수로 묶여 있던 보호예수 물량 가운데 약 5000억원 어치가 15일부터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타카 인수 호재와 보호예수 물량 해제라는 대형 호재와 악재 중 어느 재료가 더 강한 위력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사진 = 연합뉴스]
유증 참여하려면 15일까지 주식 매수해야

빅히트는 지난 2일 44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방식 유상증자를 진행한다고 공시했다. 유상증자를 단행하면 주식수가 늘어 주당가치가 희석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는 악재로 인식된다. 하지만 빅히트 주가는 증자 발표 이후 4.5% 상승했다.

이번 유상증자 대금이 이타카 홀딩스 인수 자금 마련에 사용되기 때문이다. 이타카 홀딩스는 유명 제작자 스콧 브라운이 설립한 회사로 저스틴 비버, 아리아나 그란데, 블랙 아이드 피스 등의 아티스트가 소속돼 있다.

빅히트는 유상증자로 들어오는 4400억원 가운데 2500억원을 인수 자금으로 활용하고 나머지 190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쓸 예정이다.

빅히트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려면 오는 15일까지 주식을 매수해야 한다. 신주배정기준일은 19일이다. 주식을 매수한 뒤 실제로 계좌에 들어오기까지 3영업일이 걸리기 때문에 15일에는 주식을 매수해야 19일 자신의 계좌에 빅히트 주식이 들어온다.

예정발행가는 19만7500원이다. 일정 기간 동안의 평균 주가에서 15%의 할인율을 적용한다. 1차 발행가는 내일인 14일, 2차 발행가는 다음달 27일에 나온다. 1차 발행가와 2차 발행가 중에서 낮은 금액이 최종 발행가가 된다. 현재 나온 예정발행가는 참고용일 뿐 실제 발행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신주인수권을 매도할 수도 있다. 빅히트 신주인수권은 내달 6일부터 12일까지 상장된다.

신주배정비율은 1주당 0.062주다. 빅히트 주식 100주를 갖고 있으면 6주까지 배정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최소한 16주는 보유해야 1주를 배정받을 수 있다. 빅히트 주가가 25만원선이기 때문에 유상증자에 참여하려면 최소한 400만원 이상의 주식을 매입해야 한다는 의미다.


15일 대규모 보호예수 해제 물량이 단기 리스크

빅히트 유증 참여를 고민하는 투자자에게 큰 골칫덩어리가 있다. 유증 참여를 위해 15일까지 빅히트 주식을 매수해야 하는데 그날부터 보호예수로 묶여있던 대규모 물량이 풀린다는 점이다.

오는 15일은 빅히트가 상장한 지 6개월되는 날이다. 이에 따라 상장 후 6개월간 의무보유로 묶여 있던 주식들 가운데 일부가 시장에 나와 현금화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빅히트 최대 주주인 방시혁 대표의 1237만주(지분율 36.57%), 전략적 제휴 관계인 넷마블이 보유한 708만주(20.94%)가 시장에 풀릴 가능성은 매우 낮다. 방 대표는 BTS 멤버 7명에게 상장 직전 총 47만8695주를 증여했다. 이 주식도 6개월 보호예수가 걸려있었는데 15일에 풀린다.

빅히트 상장 당시 기관투자자들이 받았던 공모주들은 보호예수 해제 직후부터 지속적으로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현 주가가 공모가 13만5000원보다 2배 가량 높기 때문이다. 6개월 의무보유 약정을 맺었던 기관투자자들의 공모주 배정 주식수는 106만주다. 전일 종가 기준으로 약 267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중국 벤처캐피털 레전드캐피털이 웰블링크(Well Blink Limited) 명의로 보유한 상환전환우선주의 의무보유기간도 끝난다. 상환전환우선주는 한국거래소에 빅히트가 상장하면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조건이 붙은 우선주다. 상장 당시 177만주의 상환전환우선주 가운데 절반인 88만주에 대해 6개월의 보호예수가 걸렸다. 지난 2016년 상환전환우선주는 주당 2118원에 발행됐다. 현재 100배가 넘게 올랐기 때문에 보호예수가 해제되면 차익실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보호예수해제일이 유상증자 신주배정 권리부일과 일치하기 때문에 단기 매수수요도 강할 것"이라며 "이타카 홀딩스 인수 관련 증자의 긍정적인 시장 스탠스를 감안하면 락업해제 물량은 권리락일인 16일 이후에 출회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조정이 발생한다면 MSCI 편입 모멘텀 관점의 투자자에게는 추가적인 매수접근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kdk@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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