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가 눈앞에 보였는데..여자축구 '골든 벨' 앞에서 멈췄다

윤은용 기자 2021. 4. 13.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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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 감독 이끄는 올림픽 대표팀
중국과 PO 2차전, 2 대 0 앞서다
연장서 통한의 골 허용하며 고배
올림픽 본선 진출의 꿈 또 무산

[경향신문]

한국 여자축구대표팀 선수들이 13일 중국 쑤저우의 올림픽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의 도쿄 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2-2로 비겨 본선 진출이 좌절된 뒤 아쉬워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사상 첫 올림픽 본선으로 가는 티켓이 눈앞까지 다가왔다가 날아갔다.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이 부담스러운 중국 원정에서 120분 혈투 끝에 무승부에 그치며 올림픽 본선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13일 중국 쑤저우의 올림픽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의 도쿄 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연장 혈투를 펼친 끝에 2-2로 비겼다. 지난 8일 1차전에서 1-2로 패한 한국은 2차전에서 아쉬운 무승부를 거두며 1~2차전 합계 3-4로 뒤져 그토록 갈망했던 올림픽 본선 티켓을 손에 넣지 못했다.

지난 1차전에서 한국이 자랑하는 지소연(첼시 위민)과 조소현(토트넘 위민), 이금민(브라이턴 위민)의 유럽파 트리오 중 코로나19로 인한 자가격리 문제로 지소연밖에 제대로 쓸 수 없었던 벨 감독은 이날 경기에서 마침내 이 3명을 모두 선발 출전시키며 최정예 멤버를 가동했다. 여기에 1차전에서 지소연을 제로톱으로 쓰는 전술을 꺼내들었다가 재미를 보지 못했던 벨 감독은 이날 스리백을 들고 나오는 또 하나의 승부수를 던졌다.

전반전은 한국의 전술이 제대로 통했다. 수비 시에는 양쪽 윙백들이 내려서 파이브백을 구성, 강한 피지컬로 압박하는 중국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차단한 한국은 공격 시 빠른 역습으로 전환해 중국 수비를 흔들었다.

전반 31분 강채림(인천현대제철)의 선제골이 터졌다. 조소현이 페널티지역 왼쪽을 파고들며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강채림이 논스톱으로 차 넣었다. 기세를 올린 한국은 전반 45분 코너킥 상황에서 중국 수비가 걷어낸 볼을 잡은 강채림이 강한 크로스로 연결한 것이 문전에서 최유리(인천현대제철)를 마크하던 중국 수비수의 자책골로 연결돼 2-0 리드를 잡았다.

그대로 경기가 끝난다면 한국이 올림픽 본선에 오르는 상황이었지만, 전반에 너무 많은 체력을 소모한 한국은 후반 들어 체력전에 나선 중국에 밀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후반 24분 왕솽에게 만회골을 내줬다.

합산스코어 3-3 동점이 된 상황에서 한국은 추가골을 넣기 위해 사력을 다했지만 결국 골을 넣지 못하며 연장전에 돌입했다.

체력이 떨어진 한국은 중국의 파상공세를 버텨내며 팽팽한 흐름을 이어갔으나, 연장 전반 14분 한국 수비 실수를 놓치지 않은 왕솽에게 다시 골을 내줘 동점을 허용했다. 1골만 넣으면 원정 다득점 원칙으로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 상황에서 한국은 이민아, 손화연(이상 인천현대제철) 등을 모두 투입해 ‘극장골’을 노렸으나 끝내 중국 골문을 여는 데 실패했다.

지소연, 조소현 등이 중심이 되는 한국 여자축구의 ‘황금세대’에게 올림픽 본선은 정복하지 못한 유일한 고지였다. 아시아 지역에 해당된 쿼터가 2장인데 하필 아시아에 중국과 일본, 북한, 호주 등 세계적 강호들이 많다보니 늘 간발의 차로 넘어서지 못했다. 이번에는 일본이 올림픽 개최국 자격으로 자동출전하고 북한이 탈락하면서 황금세대들이 올림픽 본선에 나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여겨졌으나, 이번에도 본선행 ‘해피엔딩’은 없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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