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목표 다 이뤄..다양한 문화 경험·새로운 도전 위해 떠난다"

이정호 기자 2021. 4. 13.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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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트레블' 이끈 러츠

[경향신문]

“동료들과 함께 성장했던 시간
한국 배구 팬들 잊지 못할 것”

GS칼텍스의 여자배구 최초 트레블 우승(동일 시즌 챔피언결정전·컵대회 우승, 정규리그 1위)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지난 6일. GS칼텍스 팬들은 외인 메레타 러츠(27·사진)를 떠나보내며 아쉬워했다. 러츠가 이날 외인 트라이아웃 신청 포기를 결정했다. GS칼텍스는 다음 시즌 새 외인 선수를 뽑아야 한다.

6일 출국해 고향 휴스턴에 도착한 러츠는 경향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GS칼텍스를 떠난다고 결심하기까지 굉장히 힘든 시간이었다”고 털어놨다.

좋은 대우를 약속한 구단의 제안과 동료들의 설득도 러츠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

러츠는 지난 두 시즌 동안 정규리그에서 42.76%의 공격성공률로 1532점을 올렸다. 흥국생명과의 챔피언결정전 세 경기에서는 78점을 기록하며 이소영·강소휘와 팀 공격을 책임졌다. 러츠는 이소영과 함께 챔프전 최우수선수(MVP) 공동 수상도 했다. 무엇보다 여자배구에서는 압도적인 206㎝의 키로 V리그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러츠는 변화를 선택했다. “제가 한국에 오면서 세운 목표를 모두 이룬 느낌이었다. 새로운 도전과 경험에 나설 시기라고 생각했다. 나는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며 새로운 도전을 즐기는 편”이라며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프로 커리어 첫 우승 장면은 특별한 추억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러츠는 “우리 모두 비시즌부터 시즌까지 열심히 훈련했기 때문에 충분히 우승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말 좋은 팀, 좋은 선수들이었다. 동료들을 한동안 볼 수 없게 돼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그에겐 스탠퍼드대 재학 시절 전미 대학선수권(NCAA 챔피언십) 이후 두 번째 우승이었다. 챔프전 우승 직후 숙소에서 동료들과 보낸 시간을 “꿈같았다”고 표현한 러츠는 “한국에서의 경험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츠는 동료들과 두루 잘 어울리는 성격으로도 사랑을 받았다. 매운 음식도 한국 사람보다 더 잘 먹는다. 러츠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만 아니었다면 한국에서 더 많은 경험을 했을 텐데”라며 아쉬워하기도 했다.

러츠는 “지난 두 시즌 동안 GS칼텍스라는 팀의 일원이었다는 게 너무 좋았다. 내게는 모든 면에서 많이 성장하는 기회가 됐다”면서 팬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남겼다. 그는 “V리그에서 잊지 못할 또 한 가지는 멋진 팬들”이라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수많은 메시지와 댓글에 감사한다. 코로나19 탓에 경기장에 많이 오시지 못했지만, 멀리서도 팬들의 사랑이 충분히 느껴졌다”고 했다.

러츠는 여러 클럽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물학 석사 과정을 이수한 러츠가 학업을 이어갈 것이라는 소문도 있다. 그는 향후 진로에 대해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 지금은 그저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게 행복할 뿐”이라고 밝혔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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