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오세훈과 첫 화상 대면서 "당선 축하하고 환영..어디 계시죠?"

文정부 국무회의 참석 첫 野인사.. 吳, 간이진단키트·부동산 공시가격 개선 필요성 강조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16회 국무회의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화상을 통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오세훈 신임 서울과의 첫 화상 대면에서 당선 축하와 환영의 인사를 건넸다.

문 대통령은 13일 청와대에서 화상으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오 시장을 거론하며 “오세훈 시장님, 당선을 축하드리고 국무회의에 처음 참석하신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어디 계시죠? 정부청사에 계시죠? 인사 말씀 한번 해 주시겠습니까”라고 발언권을 줬고, 이에 따라 오 시장은 국무회의 참석 소감 등을 밝혔다.

문재인 정부에서 야당 인사가 국무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문 대통령과 오 시장의 첫 대면은 그런 측면에서 관심을 모았다. 서울시장은 국무위원이 아니지만, 배석해 발언할 수 있다. 현 정부 국무회의에 배석해온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사망한 뒤에는 서울시장 권한대행을 맡았던 서정협 행정제1부시장이 국무회의에 참석해왔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앞서 문 대통령은 전날 오 시장에게 축하 난을 보내며 “서울시장은 대표로서 국무회의에 참석하는바, 오세훈 시장의 국무회의 참석을 환영하며, 화요일에 만나기를 기대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에 오 시장은 난을 가져온 배재정 정무비서관에게 “국무회의에서 영상으로나마 감사 인사를 전하겠다”며 “국무회의 배석자 중 유일한 야당 소속으로서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오 시장은 이날 회의에서 공시가격의 급격한 상승에 우려를 나타내며 제도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오 시장은 “공시가격은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건강보험료, 기초생활수급자 선정 기준이 되는 등 국민들의 경제적 부담과 직결돼 있다”면서 “공동주택 가격 결정 과정에 지자체가 권한을 갖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오 시장은 코로나19 방역조치에 따른 자영업자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간이진단키트의 빠른 도입을 촉구했다. 오 시장은 “해외에서 검증된 간이 진단키트를 즉시 활용한다면 방역수준을 유지하면서도 학생들의 대면수업 정상화를 향한 보다 나은 여건을 마련할 수 있고, 생계형 서비스업 업종의 영업 기본권도 더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빠른 시일 내 식약처에서 간이진단키트 사용 허가를 해 달라고 요청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 브리핑에서 오 시장과 국무위원들이 코로나19 방역과 부동산 정책 관련 토론을 했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 오 시장이 제안한 ‘간이 진단키트’ 활용과 ‘부동산 공시가격’ 제도 개선에 대해 여러 이견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강 대변인에 따르면 토론을 경청한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서울시장께서 제안하고 관계 부처에서 답변했는데, 요약된 제안과 짧은 답변만으로 충분한 소통이 됐다고 볼 수 없다”면서 “서울시와 관계 부처가 국무회의 이후에도 충분히 소통해 달라”고 말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