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된 '집콕'..감기약 등 상비의약품 매출 첫 마이너스

고영득 기자 2021. 4. 13.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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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편의점 소비 패턴 분석

[경향신문]

와인 68%↑숙취해소제는 13%↓
냉장안주·가정간편식 매출 늘고
반려동물 용품 판매도 27% 증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시민들의 소비 행태가 크게 바뀌면서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상품 매출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음식점·술집 영업제한으로 이른바 ‘홈술족’이 늘면서 주류 매출은 눈에 띄게 증가한 반면 편의점에서 숙취해소 음료를 찾는 고객은 줄었다. 시민들의 생활방역이 일상화되자 감기약 같은 상비의약품 매출은 처음으로 하향 곡선을 그렸다.

13일 국내에서 점포를 가장 많이 보유한 CU의 지난해 매출 현황을 보면, 주류 매출은 전년 대비 17.8% 증가했다. 와인이 68.1%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막걸리(23.2%)와 소주(19.5%), 맥주(15.0%)도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덩달아 냉장안주 매출도 17.6% 늘었다.

특히 와인의 경우 편의점마다 앞다퉈 할인 행사를 하거나 다른 온라인몰과 연계한 픽업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어 코로나19를 계기로 편의점이 국내 와인 시장의 허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요즘 편의점에선 국산 수제맥주도 4캔을 1만원에 팔고 있기도 하다.

편의점의 술 판매량은 늘었으나 숙취해소 음료 매출은 전년보다 13.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식을 자제하고 집에서 술을 즐기다 보니 과음 횟수가 줄어든 영향이 컸다.

음식점에 가서 먹기보다 편의점에서 간편한 먹거리를 찾는 사람도 부쩍 늘었다. CU의 국·탕·찌개, 덮밥류, 냉장면 등 가정간편식 매출은 28.7% 늘어났다. 식재료와 반찬류 매출도 각각 19.6%, 17.1% 증가했는데 그만큼 대형마트 대신 집에서 가까운 편의점을 이용하는 시민이 많아졌다고 볼 수 있다.

구내식당이 문을 닫고 직장인들이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식당을 찾는 횟수가 줄면서 회사가 밀집한 지역 CU의 도시락 매출은 20%가량 증가했다.

재택근무가 확산하고 집에서 반려동물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펫콕족’이 늘면서 사료나 간식, 장난감 등 반려동물 용품 매출은 27.6% 증가했다. 반려동물 용품의 평일 매출 비중도 2019년 35.4%에서 지난해엔 51.2%로 껑충 뛰었다.

지난해 마스크 수요가 폭증해 위생용품 매출은 50.4%의 증가율을 보였으나, 손소독과 마스크 착용 일상화로 감기 환자가 줄어들자 상비의약품 매출은 10.9% 감소했다. 2012년 편의점에서 상비의약품을 판매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매출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라고 CU는 설명했다.

초코우유 같은 가공유 매출도 11.0% 감소했다. 가공유 역시 5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했다. 10~20대의 등교 일수가 줄면서 가공유는 물론 아이스크림(-3.8%)도 타격을 입었다. 여행객이 급감해 칫솔, 치약, 샴푸 등으로 구성된 여행용 세트도 매출이 7.6% 떨어졌다.

산업통상자원부 자료를 보면 지난해 편의점 3사 매출은 백화점 주요 3사 매출을 뛰어넘었다. 근거리 쇼핑 문화가 더욱 확산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편의점업계는 고객 맞춤형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김명수 MD기획팀장은 “고객들의 소비 동향을 면밀히 분석해 코로나19 상황에서 수요가 높은 상품들의 구색을 대폭 늘리고 관련 프로모션을 기획해 알뜰 쇼핑을 돕겠다”고 말했다.

고영득 기자 go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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