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유승민계 당 중추로 부상
초선 당대표론까지 거론
친박·친이·황교안계 붕괴에
'소수 유승민계' 최대 계파로
[경향신문]
‘포스트 김종인’ 체제에서 국민의힘 중추 세력으로 초선과 유승민계가 떠오르고 있다. 당 소속 의원의 과반을 차지하는 초선 의원들은 ‘탄핵 책임론’에서도 비켜나 있고, 공천권을 쥐었던 과거 지도부와도 거리가 멀다. 원내대표 선거에서부터 캐스팅보트를 쥔 세력이다. 10명 안팎의 유승민계도 ‘춘추전국시대’를 맞은 국민의힘 내부에서 ‘최대 계파’가 됐다. 탄핵과 총선을 거치면서 친박(근혜)·비박계가 붕괴됐고, 황교안계도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향후 국민의힘 지도부 개편 과정에서 두 세력이 어떤 영향력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은 수적으로나 영향력 측면으로나 과거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고 평가받고 있다. 국민의힘 전체 의원 102명 중 56명으로 절반이 넘는다. 원내대표 선거에서도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숫자다. 원내대표 출마를 준비 중인 김기현 의원은 1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초선 의원들의 봄을 응원한다”며 “‘초선, 그 이상의 혁신’이 될 수 있도록 함께하겠다”고 적었다.
국민의힘 초선들은 과거 새누리당 시절 초선들과도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다수가 청와대로부터 공천을 받았던 새누리당 초선들은 친박계로 청와대 거수기 역할만 수행한다는 비판이 있었다. 하지만 국민의힘 지역구 초선과 비례 의원들의 경우 공천권을 쥐었던 황교안 지도부가 몰락했다. 지역구 의원들은 야당이 대패한 지난해 총선에서 자력으로 살아남은 인사들로 분류된다. 과거 초선들보다 지도부로부터 자유롭고 목소리가 큰 이유다. 원내대표 선거와 전당대회를 앞두고 초선들의 각종 모임이 잇따르고, ‘초선 당대표론’이 나오는 배경도 이와 맞물려 있다. ‘김종인 비대위’를 연장하지 않은 것도 초선들의 선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종인 비대위는 초선들이 받치고 있었으나 초선들이 추대하지 않음으로써 자연스럽게 종료되는 상황을 맞았다.
초선과 함께 주목받는 것이 유승민계다. 유승민계는 유 전 의원이 2015년 새누리당 원내대표 시절부터 형성됐지만, 이후 계속 쪼그라들었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의 갈등 국면에서 친박계에 밀렸고, 탈당 후 바른정당·바른미래당을 거쳐 미래통합당으로 복귀하면서 세력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보수정당의 연이은 선거 패배로 친박·친이(명박)계 등이 모두 붕괴되면서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유승민계가 최대 계파가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맞았다. 유승민계는 현역 6명을 포함, 최대 10명 정도다.
유승민계의 지도부 선거 출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견제는 커지고 있다. 초선이자 유승민계인 김웅 의원은 ‘초선 당대표론’의 주인공이다. 유승민계인 유의동 의원도 원내대표 출마를 준비 중이다. 이들이 세를 모으면 대선에 도전한 유 전 의원이 유리한 것 아니냐는 견제 심리가 작동하는 것이다. 최근 당 지도부 운영 체제를 변경하자는 유 전 의원의 제안을 재선 의원들이 반대한 것도 이런 견제 심리가 반영됐다는 말이 나온다.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유승민계가 당내 다수라 최고위원 3명까지 들어갈 수 있지 않느냐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며 “의원들 사이에선 일부 견제해야 한다는 분위기도 있다”고 말했다.
박순봉·심진용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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