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높아질수록 약해지는 여당의 '반성문'
[경향신문]
더불어민주당 3선 의원들이 13일 “뼈를 깎는 혁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4·7 재·보궐 선거 참패를 두고 초·재선에 이어 당 중진 의원들까지 머리를 숙인 것이다.
하지만 20·30대 초선 의원들의 ‘반성문’을 향한 강성 지지층들의 집단행동을 두고 “당을 위한 관심과 충정”이라고 평가하는 등 ‘당심·민심의 괴리’ 문제에는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에 대한 논의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의원 모임의 선수가 높아질수록 반성의 메시지도 ‘톤다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3선 의원 18명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간담회를 열었다. 회의 직후 윤관석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선거과정에서 나타났던 부동산정책, 2030세대 표심 등의 내용들을 향후 새롭게 출범하는 지도부와 함께 논의하고 민생과 개혁, 혁신을 위해 헌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재·보선 이후 선거 패인을 분석하고 쇄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선수별 간담회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9일 열린 초선 간담회에서는 ‘이번 선거에 공천을 하지 말았어야 한다’ ‘어느새 기득권 정당이 돼 있었다’라는 입장문이 나왔고, 재선 의원들은 12일 ‘우리와 생각이 다른 목소리를 듣는 것에 부족했다’ ‘국민과의 공감이 부족했다’고 밝혔다.
이날 3선 의원들은 “초·재선 간담회에서 나온 의견과 문제의식에 공감하며 존중을 표하고 당의 중추를 담당하는 3선으로서 더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중진 의원의 무게감을 고려해 절제된 표현을 쓴 것으로 보이지만 선수가 올라갈수록 일반 유권자들을 향한 반성 메시지의 수위가 낮아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3선 간담회에서는 조국 사태에 대한 논의도 이뤄지지 않았다. 윤 의원은 “(조국 사태 언급은) 별도로 없었다”고 전했다.
앞서 20·30대 초선 의원들은 지난 9일 “조국 전 장관이 검찰개혁의 대명사라고 생각했다”며 ‘반성문’을 쓰고, 재선 의원 간담회에선 ‘조국 사태’ 및 검찰개혁 기조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은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윤 의원은 또한 강성 당원들로부터 초선 의원들이 집단 항의를 받은 점을 두고도 “당을 위한 관심과 충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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