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강변 50층' 가정하니..조망 안 되는 '조망명소'
오세훈 시장의 부동산 공약 중에는 한강변에 50층 아파트를 허용하겠다는 것도 있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과거 오세훈 시장 때 선정된 '조망 명소'를 가 봤습니다. 50층 높이로 지으면 한강, 그리고 관악산 등이 가려져서 조망과 명소란 두 단어 모두 쓰지 못할 걸로 보입니다.
안태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시민들이 즐겨 찾는 서울 금호동의 높이 80m 언덕입니다.
한강이 훤히 내려다 보입니다.
오세훈 시장 재임 때인 2007년, 서울시가 '조망명소'로 선정한 이유입니다.
서울 표준기록경관 가운데 한 곳인 금호동 달맞이봉공원에 올라와 있습니다.
제 뒤로 15층짜리 아파트가 있는데요.
향후 50층 높이로 재건축된다면 보시는 것처럼 한강은 물론 멀리 관악산도 바라볼 수 없게 됩니다.
다리 건너 압구정 신현대아파트도 보겠습니다.
지금은 12~13층인데, 50층까지 높아지면 청계산 대부분이 가려집니다.
표준기록경관은 전문가 등 각계각층이 모여 경관을 보존하거나 그 변화를 기록할 필요가 있다고 본 곳입니다.
그런데 50층까지 올리면 조망명소 가운데 여러 곳이 없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주민/서울 금호동 : 산이 가려지면 일단 조망권이 없어지잖아요. 그러니까 답답하죠. 보여야만 확 트이는 저기(개방감)가 있잖아요. 보기가 좋고…]
시민단체도 우려합니다.
[이강훈/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실행위원 (변호사) : 공공의 재산이라고 볼 수 있는 한강의 자연환경을 많은 시민이 감상하지 못하게 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문제가 많은 정책(한강변 50층 재건축)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지금처럼 35층으로 일률적인 높이 제한을 하기보다는 다양한 스카이라인을 만드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이희정/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 : 맨해튼처럼 좀 (높게) 개발해도 좋은 곳이 있을 수가 있고 35층 이하로 관악산 같은 것들 바라볼 수 있는 조망축이 반드시 확보돼야 할 지점도 있을 수가 있죠.]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택공급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다만 50층으로 짓는 걸 허용하는 아파트에는 기부채납을 많이 받는 등 공공성을 높이는 조건을 걸어야 투기를 막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입니다.
(VJ : 안재신 / 영상디자인 : 박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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