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LX 사명 분쟁' 김정렬 사장, 특허청장 만났다

이성락, 윤정원 2021. 4. 13.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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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X 사명 지키기 적극 행보...내달 1일 LX홀딩스 출범 앞두고 갈등 고조

'LX' 사명 논란과 관련 김정렬 한국국토정보공사(LX‧이하 공사) 사장은 12일 김용래 특허청장을 직접 찾아 특허 심사 절차를 확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 소재 LX서울지역본부 /윤정원 기자, 공사 제공

[더팩트ㅣ이성락·윤정원 기자] 'LX' 영문 사명을 놓고 LG그룹과 대립 중인 한국국토정보공사(LX‧이하 공사) 김정렬 사장이 관련 기관의 수장인 김용래 특허청장을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LG의 신설지주사 LX홀딩스 공식 출범에 앞서 김정렬 사장은 특허 심사 절차를 직접 알아보며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 모습이다. 공사가 상표권 금지 가처분신청 등 법적 조치를 예고한 상황인 만큼, 김정렬 사장의 특허청 방문을 기점으로 공사의 대응 수위가 높아지며 공사와 LG그룹을 둘러싼 '사명 논란'이 재점화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김정렬 사장은 전날(12일) 직접 특허청을 찾아 특허 심사 절차를 파악했다. 김용래 특허청장과도 만나 공사가 2012년부터 영문 사명으로 사용한 LX를 LG가 구본준 LG 고문의 신설지주 사명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사명 혼동' 등 우려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렬 사장의 특허청 방문은 LX홀딩스의 사명에 대해 강경 대응을 예고한 지 6일 만에 이뤄졌다. 대기업을 상대로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직접 나서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김정렬 사장은 지난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타인의 성명이나 상호 표장, 그 밖의 것을 유사하게 사용해서 타인의 활동과 혼동하게 하거나 오인하게 하는 경우에는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이라며 "특허청에 적극 의견을 제시하고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련 기관에도 적극 문제를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공사는 이번 김 사장의 특허청 방문에 대해 "특허청을 방문해 대응 방안 관련 특허 심사 절차 등을 파악하고 김용래 특허청장을 만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알 수 없다. 이번 사명 논란과 관련해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본준 고문이 이끄는 신설지주사 LX홀딩스는 다음 달 1일 공식 출범하게 된다. /더팩트 DB

LX 사명 논란은 지난달 11일 LG그룹이 구본준 고문을 중심으로 한 신설지주사 사명을 LX홀딩스로 결정하면서 불거졌다. LG그룹은 3월 초부터 특허청에 LX를 비롯해 'LX하우시스', 'LX MMA' 등 100건 넘는 상표를 출원한 상태다.

LG그룹의 상표 출원이 가능했던 것은 공사가 기존에 'LX한국국토정보공사'로만 상표 등록을 해놨기 때문이다. 상표법에 따르면 'LX'와 같이 알파벳 두 자(字)로 이뤄진 간단한 표장은 문자 자체만으로는 상표로 등록할 수 없고, 도형이나 독특한 필체 등 이미지를 더해 식별력을 갖춰야 상표가 될 수 있다.

다만 공사는 지난 2012년부터 △LX대한지적공사 △LX한국국토정보공사 △LX뉴스 △LX국토정보플랫폼 등 다양한 상표출원을 진행해왔다. 최근에는 뒤늦게나마 LX를 포함, △LIBS △LXTV △LX디지털트윈 △LX국토정보플랫폼 등을 추가로 신청했다.

공사와 LG 측 실무진은 만남을 통해 이번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으나, 입장 차이만 확인하고 합의점은 찾지 못 한 상태다. 결국 지난달 26일 열린 LG 주주총회를 통해 지주사 분할 계획이 승인되고 다음 달 1일 LX홀딩스 출범이 공식화하자 공사와 LG 간 갈등은 더욱 심화했다.

이 과정에서 공사는 LX홀딩스의 사명 사용 중지를 꾸준히 권고해 왔다. 공사 이사진은 "LX홀딩스의 LX 사명 사용은 공사가 그간 쌓아온 주지성과 차별성에 무상으로 편승하는 처사"라며 "공공기관의 신뢰성·공신력 하락과 국민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고 강력한 대응을 밝혔다.

LG 주총이 진행된 지난달 26일에는 LX홀딩스 측에 공식 사과까지 요청하고 나섰다. 김 사장은 "공사는 국토교통부 산하 준정부기관으로서 특정인, 특정기관의 이익을 대변하지 않는다"면서 "LX가 10년 넘게 추진해온 브랜드 사업에 상당한 피해가 우려된다. 향후 지주사가 업역을 확대한다면 그간 LX가 쌓아온 주지성과 차별성이 흔들릴 위험성이 매우 크다"고 재차 지적했다.

LG는 상표권 출원 전 법무팀 등을 통해 충분한 검토를 거쳤기 때문에 공사 측 주장은 다소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사업의 성격과 영역이 완전히 달라 LX 사용에 따른 오인·혼동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공사는 다음 달 1일 이후 공식적인 법적 대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다만 법적 다툼을 앞둔 상황에서 양측 모두 대화의 문은 열어놓은 상태로 파악된다. 업계 관계자는 "부담스러운 법적 다툼이 현실화하는 건 공사와 LG 모두 바라지 않을 것"이라며 "대화를 통해 상생 협력의 기회를 만드는 것이 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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