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삼중수소 반감기 12년, 탱크 증설하며 기다려야"

이정호 기자 2021. 4. 13.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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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원전 오염수 바다 방류…7개월·18개월 뒤 확산 예상도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에서 오염수(세슘137 기준)를 해양에 방류할 경우 확산 예상도다. 7개월 뒤 제주도 근해에 다다르고(위 사진), 18개월 뒤에는 동해 대부분으로 퍼진다. 그사이 태평양 오염지역도 급격히 넓어진다. 독일 헬름홀츠 해양연구소 제공
‘장기보관’ 단순 방법에도
방사능 강도 낮아지는데
경제적 부담에 방류 고집
‘탄소14’ 반감기만 5730년
새 정화기술로 위험 줄여야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에서 배출되는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기로 결정하면서 정말 ‘해양 방류’ 외에 대안이 없는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국내 전문가들은 저장탱크에 오염수를 담아놓고 시간을 보내는 단순한 방법으로도 바다 오염을 줄이거나 막을 수 있다고 진단한다. 일본 정부가 해양 방류를 밀어붙이는 건 탱크 증설에 따른 경제적인 부담과 지역개발·대외 이미지에 대한 걸림돌을 제거하려 하기 때문이란 비판이 적지 않다.

국내 원자력 전문가들이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 결정에 의문을 제기하는 건 오염수 속 주요 방사성물질인 ‘삼중수소’의 고유한 성질 때문이다. 방사성물질은 반감기, 즉 독성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기간이 제각각인데, 삼중수소는 12.3년으로 비교적 짧은 편이다. 삼중수소는 수십년만 지나도 방사능 수치가 눈에 띄게 떨어진다는 얘기다. 특별한 정화기술을 쓰지 않아도 저장탱크에 담아두면 위험을 쉽게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에 대한 가장 현실적인 대책은 해양 방류가 아니라 ‘장기 보관’이라고 진단한다. 이정윤 원자력안전과미래 대표는 “과학적으로 봤을 때 오랫동안 오염수를 저장해 반감기를 반복하는 것이 방사능 강도를 낮추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반감기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일본 정부 입장처럼 삼중수소를 희석해 바다에 버리면 방사성물질에 접촉할 확률을 낮출 뿐 방사능의 강도가 낮아지는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오염수 탱크 증설 못하겠다는 일 정부 지난 2월14일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에서 흘러나오는 방사능 오염수를 저장하는 탱크 1000여기를 공중 촬영한 사진. 일본 정부는 13일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공식 결정했다. 후쿠시마 | EPA연합뉴스

오염수를 장기 보관하면 현재 기술로는 완벽하게 정화하기 어렵거나 정화가 불가능한 방사성물질에 대응할 기술이 나올 때까지 시간을 벌 수도 있다.

일본은 삼중수소를 제외하고 62개 핵물질을 정화할 수 있는 ‘다핵종제거설비(ALPS)’라는 장치로 오염수 속 방사성물질을 거르지만 성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ALPS를 거쳐 저장탱크에 담긴 오염수의 70%는 기준을 초과하는 방사능을 띠고 있다. 여기엔 스트론튬처럼 고독성 방사성물질이 섞여 있다. 일본은 ALPS에 오염수를 여러 번 통과시키는 ‘재정화’를 실시해 대응한다는 방침이고, 소규모 실험에도 성공했지만 수십만t의 오염수를 상대로도 같은 성능이 발휘될지는 미지수다. 유전자에 돌연변이를 일으킬 수 있는 ‘탄소14’라는 또 다른 방사성물질도 최근 ALPS로는 아예 거르지 못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탄소14의 반감기는 무려 5730년이다. 오염수를 저장해놓고 더 나은 정화기술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병섭 한국원자력안전방재연구소 이사는 “오염수는 계속 발생할 것이기 때문에 일본 정부가 탱크를 꾸준히 짓고 관리하는 데 경제적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며 “탱크가 증설되면 지역개발이나 대외 이미지 등에 지장을 받는 문제도 감안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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