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페미' 매도 당한 이준석 "페미니즘이 성경이냐, 외우게"
'이대남'들 어려움 언급했다고
진중권 맹비판에 언론도 가세
게시글들 보면 '갈라치기' 경계
SNS선 "페미는 정신병" 응원
13일 이 전 위원의 페이스북을 보면 그는 전날 한 일간지에 실린 ‘젊은 이준석의 반페미니즘’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공유한 뒤 “이제는 계몽사상이니까 그냥 페미니즘을 외우라는 주문까지 나온다”며 “님들에게는 (페미니즘이) 성경입니까, 외우게”라고 적었다. 그는 “(해당 칼럼이) 페미니즘에 대한 지적을 흑인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으로 비유하는 것은 어떤 경박함인지 따로 지적하지도 않겠다”며 “진중권 (전) 교수랑 대화하다가 이런 글을 마주치니 진 교수가 그립다”고도 덧붙였다.
이 전 위원은 같은 날 올린 다른 글에선 “이공계 여성학생의 비율이 20%인데 국가장학금의 35%는 여성에게 주라고 칸막이를 세워버리면 이게 공정입니까 불공정입니까”라며 “왜 꿀은 나이 든 세대가 가져가고 부담만 젊은 세대 남성에게 씌웁니까. 이런게 남여갈등을 부추기는 정책이 아니고 뭡니까”라고 따졌다. 그는 “학생이 실력과 가정 상황에 따라 장학금 수여 여부를 판단 받아야지 성별이 왜 칸막이로 등장해야 합니까”라고도 꼬집었다.
앞서 이 전 위원은 진 전 교수와 SNS상에서 페미니즘을 놓고 수 차례 설전을 벌였다. 그는 재보선 당일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20대 남자, 자네들은 말이지…”라는 짧은 글을 올렸다. 오세훈 당시 후보가 20대 남성에서 72.5%를 득표한 것으로 집계되자 감탄사를 쏟아낸 것이다. 이는 전 연령대 남성을 통틀어 최고 득표율이다. 결국 오세훈 시장이 압도적 표차로 당선됐다.
이 전 위원은 지난 11일에는 “페미니스트도 자기 하고 싶으면 하면 된다. 화장하기 싫으면 안 하면 되고, ‘탈코’(탈코르셋) 하려면 하면 된다”면서도 “소위 ‘페미니스트 선언’ 한 사람들이 그 선언만으로 ‘한남’(여초 커뮤니티 등에서 한국 남자를 비하하는 표현)보다 도덕적으로 더 존경받을 이유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 박 전 시장의 성추문”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원래 내용적으로 아무 것도 없으면 용어 하나에 소속감을 얻고 자신이 그 용어만으로 우월하다고 착각한다”는 말로 페미니스트들을 작심 비판했다. 이를 두고도 진 전 교수가 “자꾸 증오나 반감을 이용하는 포퓰리즘만 하려 하느냐. 다 적으로 돌려서 어쩌려 하느냐”고 충고하자 이 전 위원은 “반감 이용 안 한다”고 받아쳤다.
진 전 교수는 이날 다시 글을 올려 “이준석을 비롯해 국민의힘 내 ‘안티 페미니즘’ 정서에 대해서 한 번 정리가 필요할 듯”이라며 “뭐, 그런 스탠스로는 망하기 딱 좋죠. 굳이 망하겠다면 말릴 수는 없지만”이라고 비꼬았다.
두 사람의 전장이 된 SNS에서 승자는 확실해 보인다. “자기 사상을 남한테 강요하지 말고 다양성을 존중하라는 게 남녀갈등 조장이냐”는 일침부터 “페미는 정신병”이라는 맹비판까지 대부분 이 전 위원의 손을 들어줬다. 그는 이날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페미니스트들의 반발을) 전혀 개의치 않는다”고 웃어넘겼다. 국민의힘 서울 노원병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 전 위원은 4·7 서울시장 보선에서 오 시장 캠프의 뉴미디어본부장을 맡아 2030 세대를 유세차에 오르게 하는 등 잇단 기획을 성공으로 이끌며 주목받았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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