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종로구청장 가족회사, 관내 재개발 지역 '수상한 투자'
서울 현직 구청장의 가족회사가 관내 재개발 지역에 수상한 투자를 한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종로구에서 3선을 한 김영종 구청장 얘기입니다. 김 구청장의 가족회사는 재개발이 무산되면서 싸게 나온 건물을 사들였는데, 이후 종로구청이 다시 재개발을 추진하기 시작했습니다. 김 구청장은 건물을 사들인 걸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태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종로구 창신동에 있는 4층짜리 건물입니다.
지난 2016년 11월, 한 건축사무소가 80억 원대인 건물을 시세보다 싼 60억 원에 사들였습니다.
이 일대 재개발 계획이 무산되며, 경매로 나온 매물을 싸게 산 겁니다.
해당 건물이 있는 창신동 일대는 지난 2010년 재개발을 하기로 했다가 3년 만에, 백지화됐습니다.
주민 반대가 이유였습니다.
당시 종로구청은 주민들이 낸 반대 서명을 받아 서울시에 재개발을 취소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런데 2018년 들어서 종로구청은 창신동 일대 재개발을 다시 추진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11월엔 서울시에 '창신동 재개발 정비계획안' 만들어 제출하고, 승인을 요청했습니다.
계획안엔, 해당 건물이 위치한 지역의 인접도로를 3.5m 늘리고 도로환경을 개선하는 등 정비를 하겠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부동산 관계자 : 상가 지역은 3.3㎡(1평)당 7000만원에서 8000만원 정도는 나온다고 봐야죠. 너무 많이 올라서 뭐라고 말하기가 그렇네요. 최근에 제일 많이 올랐죠.]
그런데 해당 건물을 산 건축사무소는 김영종 종로구청장과 가족이 지분의 대부분을 갖고 있는 가족회사였습니다.
재직 중 재개발이 무산된 뒤 구청장 가족회사가 해당 지역 건물을 시세보다 싸게 사들이고, 종로구청이 다시 재개발을 추진하는 겁니다.
[A씨/인근 건물주 : (구청장 측근이 와서) 같이 개발해야 된다. 건축 잘될 거니까 협조해서 같이 짓자.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셨죠.]
김영종 구청장은 가족회사가 해당 건물을 매입하는 과정에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는 입장입니다.
[김영종/서울 종로구청장 : 전문경영인이 운영하고 있고 또 주식도 다 신탁 다 해버리고 10년 동안 그대로 있는 거고요. 우리 회사에서 낙찰받았다는 얘기를 나중에 들었다고요.]
우연의 일치라고 말합니다.
[김영종/서울 종로구청장 : 남들이 오해하기에는 좋을 것 같아요. 그렇지만 저는 오해받는 게 저는 어떻게 보면 억울해 죽겠죠, 저는요…]
하지만 공직자 윤리법에 따르면 "공직자의 재산상 이해와 관련되어 공정한 직무수행이 어려운 상황이 일어나지 아니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돼 있습니다.
서울시는 다음달 12일, 김영종 구청장의 가족회사가 건물을 소유한 지역에 대한 재개발 승인여부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영상디자인 : 김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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