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내보내고 점포 수 줄이고.. 몸집 줄이는 카드업계

남정훈 2021. 4. 13.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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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가 인력과 점포 수를 줄이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1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우리·하나·롯데·BC카드 등 8개 전업 카드사의 지난해 말 기준 총임직원 수는 1만2091명으로 2019년(1만2279명)에 비해 188명이나 줄었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드사들의 수익 환경은 해가 갈수록 악화하고 있어 인력 감축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며 "결국 해답은 할부금융이나 리스금융, 마이데이터 등 새로운 사업으로 진출해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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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 수수료 인하 압박에
최고금리 인하로 수익성 저하
경영환경 악화.. 생존기로 몰려
2020년부터 줄줄이 희망퇴직
8개사서 200명 가까이 감축
영업점포도 100곳 이상 줄여
카드업계가 인력과 점포 수를 줄이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정작 카드업계는 비용 절감에 따른 ‘불황형 흑자’라는 내부평가를 내리고 몸집 줄이기를 택한 모습이다.

1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우리·하나·롯데·BC카드 등 8개 전업 카드사의 지난해 말 기준 총임직원 수는 1만2091명으로 2019년(1만2279명)에 비해 188명이나 줄었다.

코로나19에 따른 카드사의 수익 구조 악화, 그에 따른 긴축 경영의 일환으로 인력 개편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카드사들은 카드 수수료율 인하와 간편결제 업체들이 시장에 뛰어들며 위기감이 고조됐던 2016년에도 435명의 인력을 줄인 바 있다. 그 이후로는 조금씩이라도 직원 수를 늘려왔던 카드사들이 다시금 인력 구조조정의 우울한 시기를 맞게 됐다.

지난해와 올해 초 카드업계에는 희망퇴직 바람이 거셌다.

BC카드는 지난해 10월 희망퇴직을 진행했고, 앞서 롯데카드는 지난해 7월 재직 10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해 200여명이 퇴사했다.

KB국민카드도 지난 1월 만 40세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했고, 우리카드는 올해 초 입사 10년 차 안팎까지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우리카드의 희망퇴직은 2013년 분사 이후 처음이다. 하나카드는 부장급에 해당하는 1967년 이전 출생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인력 정체가 심한 카드업계는 주로 부장급 이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지만, 이제는 10년 차 안팎까지 희망퇴직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그만큼 카드사들이 업계 상황을 좋지 않게 보고 있다는 얘기다.

카드사들은 인력 감축뿐 아니라 영업점포 수도 줄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8개 카드사의 영업지점은 206곳으로 2017년 말(314곳)에 비해 34.4% 감소했다. 국내 영업점포만 따지면 302곳에서 192곳으로 줄어 감소폭은 36.4%로 더 커진다. 카드 모집인들도 2017년 1만6000명대에서 지난해 말엔 1만명 아래로까지 떨어졌다.

구조조정의 광풍이 불고 있지만 8개 전업 카드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조614억원으로 2019년에 비해 25.2%나 늘었다.

업계에서는 카드사들이 마케팅 및 모집 비용을 줄이고, 인력을 감축하는 등의 비용절감 노력에 따른 결과이지 업황 호전에 따른 매출 증대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순이익은 늘었지만, 총수익은 감소해 외형 성장이 멈췄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카드사들은 갑작스러운 코로나19 사태로 휘청거린 지난해보다 내심 올해가 더 큰 위기가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들이 후불 결제 시장에 진출해 카드업계의 파이를 갉아먹을 게 분명한 상황에서 10~11월에 카드 수수료 개편방안이 새롭게 마련돼서다. 카드사들은 더 이상 가맹점 수수료율을 인하할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그간 정치권이 ‘소상공인 살리기’라는 명목 아래 장롱 속 곶감 빼먹듯이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를 밀어붙였다는 점에서 추가 인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게다가 7월부터는 법정 최고금리가 24%에서 20%로 낮아진다. 카드사들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인 카드론이나 현금대출 서비스 등에서도 수익성이 더 악화된다는 얘기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드사들의 수익 환경은 해가 갈수록 악화하고 있어 인력 감축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며 “결국 해답은 할부금융이나 리스금융, 마이데이터 등 새로운 사업으로 진출해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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