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파이오니어를 만나다] "코로나로 국산SW 기회.. 大·中企 클라우드 협업플랫폼 만들 것"

안경애 2021. 4. 13.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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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사업경험.. 특화산업 맞춤형 토털 ICT 서비스 기업 '자리매김'
SW·비대면 중심 '디지털 전환' 수요 대응.. 산업현장 전반 확산되길
데이터 주권확보 중요.. 클라우드 생태계 키워 거버넌스 체계 마련을
품질 검증받은 SW, 서비스화로 적재적소 활용.. 개발사 경쟁력 높여
송영선 인프라닉스 대표 D파이오니어 인터뷰. 박동욱기자 fufus@

D파이오니어를 만나다 송영선 인프라닉스 대표·한국상용SW협회장

"클라우드와 공유 플랫폼의 등장으로 IT 산업에서 작지만 경쟁력 있는 특화 SW(소프트웨어)들이 설 자리가 커졌다. 달라진 시장에서 클라우드 대기업, 전문 SW기업과 협력해 대·중·소기업이 함께 크는 우리만의 플랫폼을 완성하겠다."

송영선 인프라닉스 대표 겸 한국상용SW협회장은 "코로나19 위기가 역설적으로 국내 SW산업에 기회의 시대를 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같은 변화를 활용해 SW·IT 기업들이 성장의 날개를 달 수 있도록 클라우드를 바탕으로 새로운 협업 성장모델을 만들겠다는 게 그의 목표다.

송 대표는 "자칫 이 기회를 놓치면 해외 빅테크 기업에 시장을 송두리째 내줄 수 있다"며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산업을 육성하듯, 국산 SW의 클라우드 서비스화를 통해 'SW 소부장'을 길러내고, 협업 플랫폼을 기반으로 클라우드 대기업과 특화 SW기업들을 연결해 산업과 사회 전반의 디지털 혁신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대담=안경애 ICT과학부 부장

◇전통 솔루션 기업에서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으로= 전통 방식의 ICT 인프라 관리부터 최신 클라우드 인프라 관리까지. 그리고 인프라 관리 솔루션부터 서비스까지. 여기에 클라우드 MSP(클라우드관리서비스)와 IaaS(인프라서비스)·PaaS(플랫폼서비스)에 더해 업종 맞춤형 SaaS(SW서비스)까지.

2000년, 데이터센터의 ICT 인프라 관리솔루션 기업에서 출발한 인프라닉스는 최근 IT의 대세가 된 클라우드로 영역을 넓힌 데 이어 솔루션 기업에서 서비스 기업으로, 인프라와 플랫폼·솔루션을 묶은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과 국내 대기업들이 주도하는 시장에서 21년의 사업 내공을 바탕으로 토털 ICT 인프라·솔루션 서비스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

그 중에서도 'ICT웍스 매니지드 서비스'는 송 대표가 20여 년 간 쌓은 사업 노하우와 기술력을 토대로 작년부터 공들여 개발해 선보인 상품이다.

송 대표는 "클라우드 인프라와 맞춤 개발환경 위에 전문 솔루션 기업들이 보유한 SaaS 솔루션을 결합해 제조기업, 교육, 게임, 의료, 소상공인, 스마트시티 등 특화산업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려 한다"면서 "문서중앙화, 인사관리, 사내메신저 등 공통 플랫폼 위에 영역별 솔루션을 더함으로써 기업들이 디지털 혁신이 필요한 토털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ICT웍스는 클라우드 시대에 맞는 가상화 전산실"=스마트 ICT 플랫폼 전문기업으로, ICT 인프라와 플랫폼, 솔루션을 묶은 일명 '가상화 전산실'을 구현한 게 ICT웍스라고 송 대표는 설명한다.

스스로도 중소기업이지만 클라우드와 플랫폼의 힘을 무기로 산업현장 곳곳에서 활약하는 솔루션 기업들이 날개를 달 수 있도록 ICT웍스로 마당을 만들어 주겠다는 생각이다.

송 대표는 "우리도 작은 회사지만 더 작은 회사와 협업해 고객에게 제공하면 우리가 주도하는 고객 중심의 플랫폼이 완성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디지털 전환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도 우리 플랫폼에서 필요한 툴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은 거창하고 비싼 ERP(전사적자원관리)나 MES(생산관리시스템) 대신 출퇴근이나 근태관리 등 간단하면서도 효율적인 솔루션을 필요로 하는데 이에 꼭 맞는 SaaS를 모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동네 채소가게에서도 간편한 솔루션을 이용해 직원 급여를 주고 계산서를 쉽게 발행하도록 하겠다는 것. 기존 클라우드를 보다 세련되게 만들어서, 고객이 급여관리, 계산서 발행 같은 기능을 클릭만으로 손쉽게 쓰도록 하겠다는 아이디어다.

◇"혼자 크지 않고 함께 성장하겠다"=송 대표는 "21년간 준비해온 것이 결실을 맺는 것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솔루션만 눈에 띄겠지만, 우리는 KT의 통신회선과 클라우드 인프라, 우리 목동 관제센터와 인프라 모니터링 솔루션을 한 세트로 묶어 제공하게 된다"면서 "클라우드 인프라 전문가와 애플리케이션 전문가들이 한 팀이 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비스가 분야별로 확산되면 대기업 중심의 디지털 전환이 산업현장 전반으로 퍼질 수 있다는 게 송 대표의 믿음이다. SW와 비대면 기술이 중심이 되는 디지털 전환이란 시대적 요구에 대응한 서비스가 ICT웍스라는 것.

회사는 기성복 개념의 SaaS와 달리 컨설팅과 최적화 서비스를 통해 고객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솔루션웍스' 제품군도 늘려가고 있다. 솔루션웍스는 클릭 후 바로 쓰는 개념이 아니라, 파트너의 ERP, 보안 등 전문 솔루션을 고객 필요에 맞춰 커스터마이징해 주는 차별점이 있다.

작년 ICT웍스 플랫폼을 공개한 회사는 파트너 생태계를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솔루션웍스 파트너는 20여 곳에 달한다. 솔루션 회사는 인프라닉스와의 협력을 통해 플랫폼과 인프라를 맞춤 공급할 수 있게 된다. 회사는 고객 접점에 있는 컨설팅 회사나 유통회사와 협업하는 '웍스파트너'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웍스파트너도 20곳 이상으로 늘었다.

◇마흔살에 창업…IT인프라 관리솔루션 21년 한 우물= 중학생 때부터 수학문제를 풀면 시간 가는 줄 몰랐다는 송 대표는 수학교수를 꿈꾸며 대학과 대학원에서 수학을 전공했다. 그러다 대학원 시절 접한 컴퓨터와 프로그래밍에서 새로운 세상을 접하고 진로를 바꿨다. 병역특례로 한국컴퓨터 기술연구소에 입사한 후 금융결제원 CD 공동망 프로젝트, KT 빌링시스템 전환사업 등 대형 프로젝트를 경험했다. 이후 삼성SDS로 자리를 옮겨 주로 서버, 네트워크, 통신 등 IT인프라 구축·연계·전환·관리 업무를 주로 담당했다.

특히 누구나 인정하던 대기업 부장 자리를 박차고 나와 2000년 7월 마흔살의 나이에 인프라닉스를 창업했다. 호기롭게 삼성SDS 맞은 편에 사무실을 얻었지만 무에서 유를 만드는 것은 쉽지 않았다.

송 대표는 "창업멤버가 7명이었는데, 3년 간 돈 무섭고 사람 무서운 걸 알았다. 초기에 IT인프라 관련 컨설팅을 하면서 시스마스터 스위트 개발에 매달려 2002년 출시한 후 고객 확보를 위해 뛰었다"고 회고했다.

삼성보다 LG에 먼저 솔루션을 팔겠다고 결심한 송 대표는 GS건설(당시 LG건설)을 첫 고객으로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GS건설은 지금도 고객이다. 국민은행에도 솔루션을 공급했다. 송 대표는 "혼자 노트북을 들고 다니며 솔루션을 팔았다. 삼성SDS 근무 당시 협력사들과 밥을 먹으면 내가 사고, 그들이 밤을 새면 함께 밤새며 일했는데, 나중에 그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외산 솔루션 일색이던 시장에서 시스마스터 스위트가 나오면서, 수입대체 효과를 톡톡히 거뒀다. 삼성, LG 등 초기부터 제품을 써온 기업들이 아직도 고객사이고, 총 고객사는 100여 곳에 달한다. 해외 12개국에도 고객사를 두고 서비스 중이다.

◇레거시 IT에서 클라우드로=그러다 2015년 MSP 서비스인 '시스티어 클라우드'를 내놓았다. 자체 데이터센터 대신 클라우드를 선택하는 고객들이 KT, AWS 등 다양한 서비스를 혼합해 쓰도록 멀티 클라우드 파트너 역할을 하기 위해서다.

회사는 시스티어 클라우드에 더해 공공기관용 클라우드 컨설팅·전환·구축·운영 서비스인 '시스티어 G클라우드', CC 인증을 받은 클라우드 이용 기업의 IaaS 설계·구축·모니터링하는 서비스 'M콘솔 SaaS'로 서비스를 확장했다. KT, 네이버클라우드, NHN, 가비아, 아마존웹서비스, 오라클 등 국내·외 기업들과 협력관계를 맺고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클라우드 MSP는 회사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주력사업으로 커졌다. MSP 고객은 약 140곳으로, 그중 약 70%가 중소기업이다. 송 대표는 "전통 IT인프라 관리 솔루션 회사에서 클라우드 관리서비스 기업으로 바뀐 것"이라며 "특히 인력과 투자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이 구독 서비스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조달청 디지털 서비스 전용몰, 중소벤처기업부 비대면 바우처 플랫폼 등 정부 사업과 플랫폼을 통해 공공사업도 공격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송 대표는 "특히 정부가 서비스하는 디지털서비스 전용몰에 대한 기대도 크다"면서 "공공기관 전용 클라우드 서비스 '시스티어 G클라우드'와, 클라우드 인프라에 대한 장애예방, 예측, 복구를 지원하는 'M콘솔 SaaS'를 등록해 공공기관들이 간편한 절차를 통해 쓸 수 있도록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클라우드 플랫폼·개발환경 서비스도 선보여=정부 주도로 개발된 개방형 클라우드 플랫폼 '파스-타(PaaS-Ta)' 프로젝트에 참여한 경험을 바탕으로 PaaS와 클라우드 개발환경 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했다. NAI(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가 개발한 파스-타의 상용화 버전 'S파스-타'를 출시한 데 이어 이에 기반한 SW 개발환경 서비스 '시스카페'를 작년에 내놓았다.

송 대표는 "SW 인력양성과 산업 글로벌화를 하려면 MSA(마이크로 서비스 아키텍처) 구조의 SW 개발이 늘어나야 한다"면서 "파스-타가 확산되기 위해서도 파스-타 개발자가 많이 양성돼야 하는 만큼 파스타 개발자 오픈 커뮤니티 개발을 위해 OPDC(오픈플랫폼개발자커뮤니티)와 협력관계도 맺었다"고 말했다.

회사는 공공기관 최초로 전체 IT시스템을 민간 클라우드로 옮기는 NIA 클라우드 전환 프로젝트의 주관 사업자이기도 하다. NIA는 전체 시스템을 KT와 네이버클라우드, NHN 서비스로 전환하고 파스-타 기반 플랫폼으로 바꾼다. 인프라닉스는 이 사업에 시스마스터 스위트를 적용, 기관 내 전체 ICT 자원과 버전관리를 체계화했다. 클라우드 인프라 관리는 M콘솔 SaaS를 통해 이뤄진다. 송 대표는 "MSP의 기본은 인프라 자동관리 기술인데, 우리는 시스마스터 스위트와 M콘솔 SaaS가 있으니 확실한 강점이 있다. 자체 솔루션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중소기업 위한 ICT 인프라 지원전략 필요"=코로나19로 인해 언택트 기술의 중요성이 커진 가운데, 중소기업에 대한 ICT 인프라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송 대표의 생각이다. 중소 제조기업들의 핵심 정보를 해외 기업의 클라우드센터에 둘 게 아니라 국내에 특화된 플랫폼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것.

실제로 유럽에서는 독일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아마존 등 미국 클라우드 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유럽 현지에 서버를 두고 데이터를 저장·처리하는 생태계를 만드는 '가이아X(Gaia-X)'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송 대표는 "가이아X 프로젝트의 목표는 유럽 기업들이 데이터 생성·저장 주권을 가지고, 블록체인을 활용해 투명하게 데이터를 관리하면서 언제든 원하면 삭제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면서 "우리나라도 중소 제조기업의 데이터 저장·관리를 해외 클라우드에 의존할 게 아니라 국내 클라우드를 활용한 특화 생태계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데이터는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접근 가능하도록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정책을 운영해야 한다. 클라우드 시대의 데이터 주권 확보는 데이터댐 구축 못지 않게 중요하다"면서 "국내 클라우드 기업의 해외 센터를 늘리고, 파스-타 기반 애플리케이션 생태계를 키워서 우리 중심의 거버넌스 체계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W 소부장화로 국내 산업 생태계 키워야"=국내 상용SW 기업들을 회원사로 둔 한국상용SW협회장으로 활동하는 송 대표는 클라우드 시대에 대응해 '상용SW의 소부장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친다.

반도체, 자동차 등 제조현장에서 소재와 부품, 장비가 컨베이어벨트에 최적으로 배치돼 상품 제조에 쓰이듯이, GS 인증을 통해 품질을 검증받은 SW를 파스-타 기반으로 SaaS화해서, IT시스템 구성 시 소부장처럼 적재적소에 활용되도록 하자는 것이다.

송 대표는 "GS 인증을 받는 SW가 6300여 개에 달하는데 SaaS화된 게 많지 않다"면서 "국내 SW 기업들이 클라우드 시대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정부가 SaaS화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상용SW협회 차원에서 정부에 제안을 할 예정이다. SI(시스템통합) 용역 위주로 해 온 공공 IT시스템 도입도 상용SW와 파스-타 기반으로 전환해, 클라우드 플랫폼화를 통해 세계적인 SW를 만들어내고 SW개발 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송 대표는 "파스-타 플랫폼은 SW 소부장을 위한 일종의 'SW개발단지'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IoT와 AI 투자도 박차=인프라닉스는 클라우드와 함께 IoT(사물인터넷)와 AI(인공지능) 신규 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미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IT 운영을 AI 기반으로 자동화하는 AI옵스 솔루션 '옵스카우'를 개발해 이달 중 출시할 예정이다.

회사는 모바일앱 기반 챗봇 솔루션에서 시작해 로봇 형태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옵스카우 데스크톱 버전도 개발해 SaaS로 내놓을 예정이다. 21년간 산업의 최전선에서 달려왔지만 여전히 도전의 즐거움이 크다는 송 대표는 "우리 제품은 재고가 없고 항상 신제품인 데다 컴퓨터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이라면서 "이 산업에서 창업한 것이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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