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 미얀마 민주화 지지 연설

유승용 2021. 4. 13.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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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광주]
[앵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생전에 미얀마 민주화운동에 적극적으로 연대했습니다.

대통령이 되기 전이나 재임기간, 퇴임 후에도 여러 차례 공개 연설하고 민주 인사들의 석방을 위해 직접 미얀마 입국을 시도했을 정도였는데요.

2007년 미얀마의 이른바 '샤프란 혁명'이후에 한 공개 연설,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김대중/전 대통령/2007년]

오늘날 세계에 도처에서 군사독재가 행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중에도 가장 문제가 심각한 곳이 버마입니다.

버마 군부는 45년 동안 독재를 강행하고 있습니다.

1988년에는 3천명의 민주인사를 살해했고, 이번 민주화 투쟁에도 무력 사용을 서슴지 않음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버마 군부는 자기들이 주도한 선거에서 아웅산 수지 여사가 이끄는 민주세력이 80% 이상의 의석을 차지하자 이를 불법적으로 무효화시키고 정권을 내주지 않았습니다.

존경하는 여러분! 독재에 시달리는 국민들을 돕는 것은 민주주의를 신봉하는 우리들의 신성한 권리이자 의무입니다.

한국이 반세기 동안 독재에 시달릴 때 세계의 민주인사들은 우리에 대해서 성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오늘날 한국 민주주의는 국민의 희생을 아끼지 않는 투쟁의 결과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세계 민주세력의 성원의 덕도 컸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우리가 도울 차례인 것입니다.

우리의 경험에 비추어서 국내에서 국민들의 목숨을 건 반독재 민주화 투쟁이 계속되고 해외에서 세계 민주세력의 성원이 끊이지 않는 한 버마에서의 민주주의 회복은 필연적으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우리는 버마 민주화를 지원하지만 우리가 버마 민주주의를 쟁취해서 버마 국민들에게 선물할 수 있다는 오만한 생각은 결코 가져서는 안 됩니다.

버마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의 주체는 어디까지나 버마 민주인사들이고 버마 국민들입니다.우리는 이를 지원하고 성원하는 데 불과한 것입니다.

한국에서 군사독재의 처참한 탄압을 겪어온 우리로서는 오늘의 버마 국민들이 겪고 있는 고통에 대해서 내 일처럼 이를 걱정하고 격려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민주주의를 갈망하고 있는 버마 국민들은 세계에서 보내는 성원을 목마르게 기다리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버마 민주화의 영웅인 아웅산 수지 여사와 버마 민주세력의 불굴의 노력이 반드시 성공할 것을 확신해 마지않습니다.

세계 모든 민주세력, 특히 버마의 민주세력에게 성공과 승리의 한 해가 되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감사합니다.

유승용 기자 (hara1848@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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