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대통령' 키워드로 살펴본 美 정치사

송근존의 미국대통령 이야기 2 송근존 지음 / 글통 펴냄

미국은 제임스타운이라는 식민지의 작은 마을에서 출발해서 오늘날 세계 최강국이 되었다. 이 과정에서 정치지도자들의 역할은 간과할 수 없다. 이 책은 미국을 이끈 대통령들의 이야기다. 1권에서 조지 워싱턴, 토머스 제퍼슨, 앤드루 잭슨, 제임스 포크, 에이브러햄 링컨을 다룬데 이어 2권에선 시어도어 루즈벨트, 우드로 윌슨, 플랭클린 루즈벨트, 해리 트루먼, 로널드 레이건 이렇게 5명의 미국 대통령을 소개하고 있다. '대통령'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미국 정치사를 정리해 그들의 지도력과 전략적 판단이 국가의 미래에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지 분석한다.

시어도어 루즈벨트는 "부패한 대기업에는 사정의 칼날이 필요하다"고 선언하고 20세기 초반 반독점법을 활용해 거대 독점기업을 와해시켰다. 그는 '반독점'의 상징적 인물이 되었고 이를 통해 커다란 정치적 이정표를 남겼다. 반면 그는 일본이 한반도를 점령하는 데 기여한 카스라-테프트 밀약을 인가한 대통령이기도 하다. 우드로 윌슨은 민족자결주의를 주창했고 국제연맹의 창설을 추진했다. 실패하긴 했지만 윌슨의 구상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각국이 UN을 창설하는데 큰 힘이 됐다.

플랭크린 루즈벨트는 대공황이라는 초유의 경제위기를 돌파한 대통령으로 유명하다. 그의 '뉴딜'정책은 지금까지도 관심과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때 생겨난 다양한 미국의 사회복지제도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트루먼은 반공을 전면에 내세운 트루먼 독트린을 선포했다. 소련과의 협력을 통한 세계체제 개편보다는 소련을 봉쇄하는 정책을 펼쳐 냉전시대를 열었다. 동시에 전쟁으로 파괴된 유럽을 재건해 자본주의 질서를 공고히 한 '마셜 플랜'을 추진했다. 헐리우드의 배우였던 레이건은 뛰어난 언변과 친화력으로 미국인들에게 큰 인상을 남겼다. 그는 레이거노믹스를 통해 미국경제에 새로운 노선을 제시했다. '힘을 바탕으로 한 평화'를 표방해 냉전체제를 와해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들 대통령이 이끌어가던 시기의 미국은 1·2차 세계대전, 대공황, 냉전 등 세계사적 큰 사건들을 많이 겪었다. 이런 대내외적 위협 앞에서 5명의 미국 대통령들은 리더십을 보여주며 위기를 극복해 나갔다. 우리나라와 떼려야 뗄 수 없는 미국 대통령의 삶을 따라가면 오늘날 한국정치 현실에 적용해볼 만한 교훈을 되새겨볼 수 있을 것이다.

박영서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