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은행 전문가 74% "가상화폐 올해 1억원까지 오를 수도"
국내 은행에서 가상 화폐 업무를 담당하는 실무자들은 현재 가상 화폐 시장이 과열됐다고 진단하면서도 비트코인 가격이 올해 안에 1억원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3일 본지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가상 화폐 담당 실무진 35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26명(74.3%)이 ‘현재 가상 화폐 시장이 과열됐다’고 답했다. 현재 비트코인 가치를 반영한 적정 가격에 대해서는 응답자 중 가장 많은 13명(27.1%)이 ’4000만원 미만'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오후 가상 화폐의 대표 격인 비트코인 시세는 업비트 기준 8100만원을 넘어서면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각국 중앙은행과 금융 당국은 “투기에 불과하다”며 평가절하하는 반면, 블록체인 전문가들은 장밋빛 전망을 내놓으면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올해 비트코인 가격이 얼마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26명(74.3%)이 ‘1억원’이라고 답했다. ‘현재 수준에서 더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은 6명(17.1%)에 그쳤다. 비트코인 과열 현상이 올해 말까지는 유지될 수 있다는 보는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인 전망은 달랐다. 5년 이상 장기적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얼마까지 오를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가장 많은 20명(57.1%)이 ‘1억원'이라고 답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올해 1억원이 되더라도 그 후에는 더 큰 폭으로 오르지 않을 것으로 보는 관측이 우세한 것이다. ‘2억원' 7명(20.6%), ‘5억원' 5명 (14.3%), ’10억원 이상'이 2명(5.7%)으로 뒤를 이었다.
응답자 중 27명(77.1%)은 가상 화폐가 금(金)을 대체할 수 있다고 봤지만, ‘달러와 같은 전통 화폐 기능을 대체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는 의견이 갈렸다. 응답자 중 18명은 ‘대체할 수 있다’고 봤고, 17명은 ‘대체할 수 없다’고 봤다. 한 응답자는 “가상 화폐는 변동성이 심해 교환 수단으로 부적합하다”며 “중앙은행이 통화량을 조절할 수도 없기 때문에 국가 권력의 견제를 심하게 받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최근 국내 은행들도 가상 화폐를 보관해주는 수탁(커스터디) 사업에 나서기 시작했다. 실무진 가운데 57.1%는 ‘앞으로 은행의 가상 화폐 관련 사업이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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